이열치열, 국물부터 남다른 감자옹심이

반응형

감자로 하는 요리는 몇 가지 알고 있지만, 옹심이는 먹어 보기도 처음이고 만들어 본 것도 처음이에요.
미장원 잡지에서 우연히 본 감자옹심이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그날 저녁에 바로 만들어 먹었다는 거. ^^

아무리 땀나는 여름이어도 가끔은 이열치열로 뜨거운 국물 요리를 먹어 차가워진 속을 달래 줄 필요가 있더군요.
땀 줄줄 흘리며 한 그릇 개운하고 먹고 시원하게 씻으면 기분이 하늘을 나는 듯합니다.

옹심이란 새알심의 강원도,경기도 사투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감자새알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감자새알심보다는 감자옹심이가 더 친근하네요. ^^

재료;   감자 10개, 어묵, 버섯,  호박, 당근, 파, 마늘, 소금, 간장, 식용유

감자 갈은 김에 감자전도 몇 장 부치려고 하다 보니 감자 갯수가 많아졌어요.
언제 다 벗기냐고 걱정을 했더니, 작은 아이가 도와 준다고 나섭니다.
귀여운 놈..... ㅎㅎ
숟갈로는 힘이 너무 들어 가고 과도를 주자니 위험스러워 보여, 감자 깍는 칼을 주고는 조심하라고 당부를 하고 저는 칼로 벗겼어요.
아이가 얼마나 보탬이 되랴 싶었지만, 사내 녀석이라 그런지 누나와는 다르게 겁도 먹지 않고 한 두개 해 보더니 속도가 붙어 저보다도 더 잘하더군요.


전기요금이 두려운 요즘,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여 보려고 잘게 잘라서 믹서기에 갈았어요.
베자루에 담아 국물을 꼭 짜냅니다.



믹서기에 남아 있는 것들도 국물을 떠 담아 알뜰하게 다 부었어요.




베자루에 남아 있는 건더기는 따로 두고 국물을 가만히 두어 앙금이 가라앉게 해요.
그 동안에 채소도 다듬어 놓고, 옹심이 끓일 국물도 만들고.
내가 좋아 하는 어묵으로 국물을 내려고, 끓는 물에 데친 어묵도 잘라 놓았습니다.

파와 버섯을 제외하고, 국물을 잡아 채소와 간장 1, 소금 3으로 간을 맞추어 약한 불에서 국물을 끓여요.



감자 갈은 건더기와, 윗물을 따라 버리고 남은 앙금을 소금 약간 넣어 잘 반죽해요.
동그랗게 빚었는데, 옹심이는 작게 감자전은 약간 크게 만들었어요.



가스불 한 쪽에서는 감자전을 부치고, 한 쪽에서는 끓는 국물에 옹심이 반죽을 넣어 저어 가며 끓입니다.
조금 끓이다 보면 국물이 걸죽해 지는게 느껴져요.   마지막에 파와 버섯을 넣고 잠시 더 끓여 냅니다.




탕수육처럼 걸쭉한 국물이 어찌나 뜨겁던지요.
생각없이 한 입 떠 먹다가 이 빠지는 줄 알았어용. ㅜㅜ

감자떡과 씹히는 맛이 비슷하면서도 더 부드러워서 미끄덩 잘 넘어 가요.

뱃속 저 깊은 곳부터 뜨거워 지는 걸 느끼며 먹다 보니 땀이 나면서도 시원한, 희한하고 요상한 체험을 했습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