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홀딱 넘어오는 떡, 짜장 흑백 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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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하기 싫은 주방 일 중의 하나가 방앗간에 불린 쌀 들고 가서 빻아 오는 일이에요.
주방에서 사용하는 큰 그릇에 면 보 씌워 두 손으로 엉거주춤 들고 밖으로 나가노라면,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지요.
'참~~모양 빠지는구만.'

집에서 쌀가루 만드는 법을 알고 나서부터는 그런 일 절대 없어요.
구름같이 보드라운 하얀 쌀가루 만드는 재미도 참 좋습니다.

시간 날 때 만들어 두었던 쌀가루로 백설기를 만들어봤어요.
많이 해 보질 않아서 어설픈 모양이지만, 아이들이 죽고 못 사는 짜장을 넣어서 떡 싫어하는 아이들이 홀딱 넘어올 만한 '짜장 흑백 설기'를 만들었습니다. ^^



재료;   쌀가루, 짜장 분말, 설탕이나 물엿, 생수 조금

간단하게 집에서 쌀가루를 만드는 법을 소개하자면, 하룻밤 불린 쌀을 물기를 쪽 빼서 믹서기에 곱게 갈아요.
보이시나요?  한 번 갈고 믹서기 날을 뺀 후 가루를 덜어 낸 다음 다시 쌀을 넣으면서 믹서기 날을 넣지 않은 모습을...
투덜투덜 대며 쌀 다시 쏟고 날 끼우고 쌀 다시 붓고....
새벽 5시부터 이런 실수를 한 제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ㅎㅎㅎㅎㅎ

 

쌀에 물기가 있어서 잘 안 갈아져요. 주걱으로 골고루 뒤적여 다시 갈기를 두 세번 하면 됩니다.
간 맞게 소금을 조금 넣고 갈았어요.


갈아진 쌀을 체에 걸르면, 안 갈린 쌀이 나와요. 모아서 다시 한 번만 갈면 홈메이드 쌀가루 완성입니다.
한 번 먹을만큼씩 나누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해요.


냉동실에 있던 쌀가루라면 2-3시간 전에 꺼내 두었다가 떡을 만들어요.
쌀가루 200ml에 짜장분말을 3큰술쯤 넣은 것 같네요. 골고루 섞어서 물을 1큰술 넣고 두 손으로 골고루 비벼 체에 두어번 내려요. 항상 설탕만 넣다가 꿀을 넣었더니, 체에 내려지지가 않아요.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위에 덮는 백설기는 하던대로 설탕을 넣었습니다. ^^;

체에 내린 쌀에 설탕을 1큰술 넣고 골고루 버무려요.




훨씬 더 보드러워진, 만지는 느낌이 정말 좋은 쌀가루 2가지가 만들어졌어요.


찜기에 물을 끓여 김을 충분히 올리고, 면보에 설탕을 솔솔 뿌려(나중에 면보에 떡이 달라 붙지 않아요), 틀 안쪽에 포도씨유 골고루 얇게 바른 틀을 놓고 짜장 쌀가루와 하얀 쌀가루를 차례로 담고, 젓갈이나 칼등으로 윗 부분을 곱게 쓸어 줍니다.
떡을 20분 찌고 5분 뜸 들여 꺼내면 되는데, 찌기 시작한 후 10분쯤 지난 후에 고무 장갑이나 면 장갑을 끼고, 틀을 조심스럽게 빼줍니다.  그러면 떡의 가장자리가 마르지 않아요.






제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짜장설기 하나 만드는데, 있는 쌀가루로 만들었어도 1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자주 하다 보면 훨씬 빨라지겠지요?


짜장맛 솔솔 나는 희한한 '흑백설기'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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