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마지막 민방위 훈련을 받고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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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 통지서를 받던 날 마음이 심란하고 허무하더군요.   정작 본인은 아무 생각이 없는 듯 한데, 철 없는 어린 나이때부터 남편을 보아 온 나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군대 들어갈때도 보았고, 제대 후 자리 잡기전 이것 저것 하는 것도 지켜보던 나였기에 어느새 마지막 민방위 훈련을 받을 때가 됬나 싶어 허전했지요.

여자의 폐경이나 남자의 마지막 민방위 훈련이나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뻘에 올라와 있는 배를 보는 것 만큼이나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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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받아 보지 못할 통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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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받고 온 어제 저녁에 기분이 어떠냐 물으니, 아무 생각 없었는데 내 질문을 받고 보니 그제서야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겠지요.

무언가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닭 한 마리 삶아 맥주 한 잔  따라 주었습니다.
닭 다리 하나 팍 뜯어
"그동안 나라 지키느라 고생했어"
하고 주니 활짝 웃습니다.

하긴 나이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요새 우리 남편 열심히 공부하는 거 보면 20대 초반의 열정이 보인다는 거 아닙니까?

남편, 아자아자 화이팅!!
'나이는 숫자일뿐 기억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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