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원에 봄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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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계절이 따로 없이 갖은 채소를 볼 수가 있어요.   그래도 입춘도 지나고 봄이 쩌~만치서 오는 요새에 보는 냉이는 유난히도 반갑네요.   봉지에 담으면서부터 나는 냉이의 향기가 다듬고 데치고 하는 내내 코 끝을 스칩니다.

냉이 초고추장무침과  된장 냉이죽, 냉이 부침개를 하려고 합니다.

2천 원어치의 '봄'이 한 바구니예요. ^^
쑥이니 달래니 하는 봄나물들을 보면 아가씨도 아니면서 마음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철딱서니 없는 아줌마~~


다듬기가 조금 번거로워도 냉이의 향기에 취해 지루하지 않아요.
뿌리와 줄기 부분의 검은 부분을 칼로 잘 다듬고, 뿌리도 칼로 살살 긁어주고, 시든 잎은 떼어냈어요.
물을 넉넉하게 받아 나물을 절래절래 흔들어가며(울 엄마 표현!) 여러번 씻어요.
경험해 봐서 아는데, 잘 못 씻으면 흙냄새도 나고 가끔 씹히기도 해요. ㅎㅎ


무침할것은 끓는 물에 소금 조금 넣어 시금치 데치듯이 살짝 데쳐서 찬물에 두 세번 헹궈 물기를 꼭 짜서 먹기 좋게 두 세번 잘랐어요.   초고추장은 대체로 고추장의 반 만큼의 식초와 설탕(물엿과 반씩 나누어도 되요)을 섞으면 되는데, 맛을 봐가며 가감하면 거의 실패하지 않더군요.   마늘과 송송 썬 파와 초고추장을 넣고 조물 조물 무칩니다.


새콤 달콤해서인지 세 가지 요리중에 가장 봄을 느끼기에 좋은 맛이네요.   맨 입에 몇 번을 집어 먹었어요.

쌀은 깨끗이 씻어 30분 정도 물에 담가놓았는데, 조금 덜 불은 듯 해요. 그냥 하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끓여야 하니 된장국 끓일때 보다도 약간 더 싱겁게 된장의 분량을 잡아 채나 조리에 으깨어 풀었습니다.
된장물에 마늘을 조금 넣고 불린 쌀을 넣어 가끔씩 저어가면서 끓기 시작하면 약불에 놓고 끓입니다.

쌀이 거의 익었을즈음에 송송 썬 냉이를 넣고 냉이가 숨이 죽을만큼만 익힌후 불에서 내립니다.



된장 맛과 어울어진 냉이의 맛이 참 좋은 죽입니다.
친정 엄마가 입맛없으시다며 근대나 나물 된장국을 끓여 드시더니,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송송 썬 냉이와 채 썬 당근을 넣고 부침개를 부쳤어요.
기름을 조금 넉넉히 붓고 부쳤더니 바삭 바삭하니 맛이 있네요.




2천 원어치 사서 세 가지 음식을 만들어 아침 상을 차렸더니 한 상 가득해졌어요.
양상치와 브로콜리까지.... 토끼 백 마리는 먹여살릴 수 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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