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물들이고 첫 눈 올때까지 기다려 볼까?

반응형

'울 밑에서 봉선화'는 모습이 처량한지 몰라도, 뜨거운 태양아래 서있는 봉선화는 잎사귀와 꽃이 마음껏 활짝 피어있다.  

몇 년만에 봉숭아 물을 들이려니 첫 눈 올때까지 남겨 첫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랄 입장도 아니고, 아줌마된지 십수년이라 손 모양도 남에게 내보이기 쑥스러운 지경이라 딸을 좀 꼬셔 사진발이나 살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범생이 우리 딸, 중학생이라 혹시 학교에서 걸리면 어쩌냐고 거절한다.

어쩔 수 없이 내 손에게 호강 아닌 호강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

봉숭아 꽃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차피 같은 색으로 물들것이지만, 세 가지 색깔을 땄다.   꽃들에게 미안하다. 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틀을 그늘에서 뒤집어 가며 말렸다.   백반 찻수저로 한 수저 정도 섞어 빻아 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 처럼 이불 꿰매는 실로 묶었다.   남편이 리본으로 예쁘게 묶어줬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룻밤  자고 나니 요렇게 물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 더 자고 나니 처음보다 진해졌다.   아~~~ 내 손이 어찌 저리 투박하게 되었을꼬....ㅠㅠㅠ
휴가를 다녀 온 뒤라 안그래도 검은 피부가 완전 까매졌다.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명 메니큐어를 살짝 발라 주니 좀 드 나은 것 같아 찍어 달라고 했드만, 요렇게 흔들어 놓았다.  
누가?  남편이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렸을 때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되면 메니큐어 바른 손은 아세톤으로 지우고, 봉숭아 물 들인 손은 지울 수 없어 손톱째 뽑는 다는 지금도 확인 안된 괴담이 떠돌던 게 생각난다.

꽃을 조금 더 따서 엄마 좀 갖다 드릴 걸 그랬나, 후회스럽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