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김치가 그리울 때, 상큼한 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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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열심히 먹던 김장 김치가 살짝 물릴 때입니다.
외출에서 돌아오던 길에 집과는 좀 먼 거리에 있는 마트를 갔는데, 싱싱한 열무 두 단이 천 오백 원밖에 안 하는 거예요.   묶음은 또 얼마나 크던지......  이게, 웬 떡~~~

20여 분을 걸어가야 집이 있다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도저히 그냥은 올 수가 없어서 열무 두 단과 과자 두 봉지를 샀습니다.    택시를 탈 수도 있었지만, 성격이 급해서 택시 기다리고 어쩌고 하는 게 싫어서 웬만하면 걸어 다닙니다. (비싼 택시비가 아깝기도 하구요. ^^)

원래 짐이라는 게 처음엔 안 무겁다가도 점점 무거워지는 거라, 집에 도착해선 그냥 거실에 뻗어버렸습니다.

한참을 쉬고 난 후, 열무김치와 열무 물김치를 담갔습니다.
(열무 물김치 맛은 우리 큰형님이 만든 김치가 최고인데...)

재료;  열무, 쪽파, 굵은 소금, 마늘, 생강, 찹쌀풀, 생수, 까나리액젓, 고춧가루, 설탕, 뉴슈가

열무에 달린 무와 줄기를 다듬어 약 10센치 정도의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에 한 번 헹구어 굵은 소금으로 살짝만 절여서 여러번 헹구어 체에 받쳐 물기를 빼놓습니다.
열무를 살살 다루어야 풋내가 나지 않고 물러지지 않아요.
어찌나 싱싱한지 몇 잎사귀 빼고는 다 먹을 수 있었어요.


열무가 절을 동안 찹쌀가루로 풀을 쑤었습니다.
물김치에 넣을 풀은 묽게, 김치에 넣을 풀은 조금 되직하게 쑤어야 할 듯 했지만, 딱 중간 묽기로 쑤어서 물김치에는 생수에 멍우리 없이 잘 풀어서 사용했어요.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고춧가루를 조금만 넣고, 생강과 마늘도 넣었습니다.
고춧가루는 때에 따라 안 넣어도 됩니다.
어릴때 부터 들었던, 물 김치에 설탕은 절대 안 된다는 울 엄마의 말씀대로 저는 불량식품처럼 생긴 '뉴-슈가'로 단 맛을 냈습니다. ㅎㅎ
잘 섞어서 간을 보고 양념을 추가 했어요.

절여 놓은 열무를 국물에 잠길 만큼 넣고 쪽파도 넣었습니다.

김치를 버무릴 큰 양푼에 고춧가루, 풀, 젓갈, 마늘, 생강, 설탕을 넣고 잘 버무린후 열무와 파를 넣고 살살 아기 다루듯 버무려 줍니다.



찹쌀풀이 들어가서 윤기가 맛있게 흘러요.







사실 물김치를 담근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물김치에 말은 냉면이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거지요.

2,3일이 지나 김치 맛이 배였을때 쯤, 냉면을 말아 먹었습니다.

국물만 따로 담아 설탕과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맛을 내고 면 위에 건더기 열무를 얹어서 먹었어요.



후르르 짭짭, 아웅 맛있어. ^^



열무 김치로는 간단하게 비벼 먹으면 또한 별미입니다.
고추장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비벼 먹으면 한 그릇쯤은 우습게 없어집니다.



낑낑대며 죽기 살기로 무거운 열무를  사 들고온 보람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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