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냄새나는 아랫목 간식, 누룽지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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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이 생기면 만들곤 하지만, 어느 땐 일부러 밥을 많이 해서 누룽지를 만들어 두곤 해요.
바싹 말리면 방부제 안 넣어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지요. ^^

라면에도 넣어 먹고 구수하게 끓여도 먹지만, 역시 제게는 누룽지 하면 튀김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어릴 적, 그다지 애정 표현이 익숙하지 않았던(??) 가정환경이었지만 가끔 엄마 치마폭에 얼굴을 묻으면 익숙한 부엌의 냄새와 누룽지 튀길 때 나는 기름 냄새가 났어요.

돈 들여 따로 간식을 사 줄 형편이 아니었기에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누룽지 튀김이나 비용이 적게 드는 만두 혹은 김치 부침개를 자주 해 주셨지요.
그래서 저에게 누룽지 튀김이란 아지랑이나 저녁노을이나 따뜻한 아랫목처럼 아련한 간식입니다.


재료;   말린 누룽지, 튀김 기름, 설탕


얇게 만들어 말려 두었던 누룽지.
말린 후 자를때 큰 조각은 튀김을 하려고, 부스러기는 끓여 먹으려고 따로 담아 두었어요.


 

 


뜨거워진 기름에 앞 뒤로 누릇하게 튀겨






한지나 키친 타올에 오려 기름을 빼고 식성에 따라 설탕을 솔솔 뿌려요.
달콤함을 원하면 설탕을 뿌리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그냥 먹으면 돼요.

 

 





들깨 꼬투리(? 깨가 달려 있는 부분) 부각을 먼저 튀기고 누룽지를 튀겼더니, 들깨 향도 나고 파슬리를 뿌린 것 같은 시각적인 효과도 나네요. ^^

 



뒤에 보이는 저것이 들깨 부각.

바삭하게 튀긴 누룽지를 한꺼번에 담아 놓고 먹는 다는건 참으로 위험한 발상입니다.
계~~~속 손이 가기 때문이지요, 뱃살 걱정 없다면 뭐 상관 없겠지만요. ㅎ

 

 


문득 우리 아이들은 이 담에 엄마를 떠 올리면서 어떤 냄새를 기억할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그렇듯이 저녁놀같은 아련함을 느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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