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비디오 찍고 선물 받았어요!!

부지깽이와윤씨들|2008. 9. 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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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왠 뮤직 비디오랍니까?   나이트장 가본지가 십년도 훠얼씬 넘어 하다 못해 일명 고속 버스 춤도 못 추는 우리 부부에게 특명이 떨어졌습니다.   작은 아이 피아노 학원에서 몸으로 박자를 맞추는 '바디 뮤직'을 한 곡도 아닌 세 곡씩이나 모든 가족이 참여해 동영상으로 찍어오라는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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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하라시는 건 꼭 해야만 하는 아이 성격때문에 강제적으로 남편과 나는 2주라는 연습 기간 동안 따라 주지 않는 몸과 암기력을 상대로 씨름을 해야만 했습니다.
 
누나는 끝내 부끄럽다며 피아노 반주를 맡기로 했고, 창피하기는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여서 생각끝에 곡에 맞는 가면을 만들어 쓰기로 했습니다.  
작은 아이는 한 두번 해 보고 다 외우던데, 2주가 지나도 우리 부부는 악보 한 줄도 외워지지 않더군요. ㅠㅠ
가끔씩 때려치고 싶은(무슨 대단한 거라고..ㅋㅋ) 생각이 물 밀듯이 들기도 했지만 1등에게 준다는 굴비를 생각하며 참았습니다.

결국엔 책을 복사해서 커텐에 매달아 놓고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저 날, 날씨가 덥기도 했지만 어찌나 긴장했던지 가면 속으로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헥헥대는 남편과 제 모습이 너무 우스워 서로 웃음 참느라고 혼났습니다.   노래도 같이 불러야 했지만 동작 쫓아가는 것도 버거워 입도 떼지 못했지용.


심사 결과요?
"엄마, 나 1등 먹었어!!!"  지요.  ^--------^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요즘 처럼 바쁜 시절에 아빠까지 나서서 동참했다는데에 높은 점수를 주신듯 합니다.

아이가 자랑스럽게 받아온 '영광 법성포 굴비' 랍니다. 냐하하하하~~
생각같아서는 박제라도 해서 가문의 보물로 길이 길이 보전하고 싶습니다.


받아온 날 바로 구워 먹어보니,  아니~~ 굴비가 이런 맛이었던가?

6마리 구워 순식간에 먹어치웠다는 거 아닙니까.
아이가 어찌나 뿌듯해 하며 먹던지 쑥스럽긴 하지만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피함은 순간이지만 추억은 영원하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오늘의 명언이었습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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