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친정엄마 반짇고리 구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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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친정 엄마 바느질 그릇.

그 곳에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불 꿰매는 실타래를 감던 날,

반짇고리를 얌전히 정리 하시는 엄마 손. ^^

 

친정엄마

 

커다란 '가새'는 따로 장 밑에 두시는 건 엄마의 오랜 습관이에요.

반짇고리에 같이 두기에는 가위가 너무 크기도 하고, 바느질 용구보다 가위를 더 자주 사용하니 꺼내기 쉬운 곳에 두시는 것도 같아요.

 

 

요 빠알간 바늘 꽂이는 언니가 중학교때 뜬거래요.

속에는 진짜 머리카락이 들어 있어서 바늘이 절대 녹슬지 않는다네요.

 

이리저리 굴러 다니지 않게 끈을 사용해 그릇에 묶어 두셨어요.

 

 

미끄러워 잘 풀어지는 나일론 실을 넣어둔 주머니.

한 눈에 보기에도 꽤 오래 된것 같은데, 7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30대 쯤에 재봉틀로 만드신거래요.

 

아버지가 만드셨다는 것도 놀라운데 부자집의 유교적이고 권위적이셨던 큰집 장남이 재봉틀로 주머니를 만들었다는것도 놀라운~ ^^;;

원래는 붓글씨로 글자도 써 넣으셨다는데, 시간이 흐르며 얼룩처럼 겨우 흔적만 남았어요.

 

 

엄마가 만드신 이 앙증맞은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단정하고 얌전한 동그란 실 뭉치가 들어 있는데, 우리 외할머니께서 '나 죽으면 에미 보듯이 보거라' 하시며 주셨대요.

가만히 만져 보면 어렴풋이 외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나요.

 

 

몇 십년은 훌쩍 넘었을 것 같은 쪽가위와 눈 침침해지고 손에 힘이 빠지셨을 연세에 만드신 것 같은 골무.

 

 

두면 다 쓸데가 있다는 평소 생각처럼 자투리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신.

분홍 천은 말아 두어도 자꾸 풀어져서 말아 대충 꿰매신거래요.

 

반짇고리

 

컨디션 좋아 눈이 좀 밝으실때 미리미리 실을 꿰어 두신 바늘.

 

어렸을때 부터 엄마에게 들은 말이 생각나요.

'빈 바늘(실을 꿰지 않은 바늘)을 그대로 두면 가난하게 산단다."

 

 

마지막으로 완전 나이 많이 드셨을것 같은 가위.

이 가위를 가끔 사용할라치면 절로 경건(??)해 지곤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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