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의 다른 이름 제기풀, 추억의 제기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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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캔다고 나가면 제일 확실히 아는 거라곤 쑥밖에 없어요.

 

어버이날 겸사겸사 해서 어제 언니네 식구들과 엄마 모시고 점심을 먹은 후, 가까운 곳에 바람도 쐴 겸 나물이나 조금 뜯는다고 나갔어요.

차 다니는 길옆에서도 무수히 잘 자라는 이 '풀'이 질경이라는 것도 처음인 듯 알았어요.

봄이면 몇 번 보고 듣고 했을 텐데, 1년에 한 번 듣고 외워지는 기억력이 아니기에 쑥 아니면 매년 봄에 듣는 나물 이름들이 다 새로워요. ^^

 

양지바른 길가나 들에서도 흔하게 자라고, 사람이나 차가 다니는 길가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질긴 잡초라더군요. 질경이라는 이름도 '질기다'에서 나왔다고도 해요.

나물로도 먹고 약 삼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남편, 깜짝 놀랍니다.

우리 남편 어릴 때 고향에서는 이 질경이를 먹는 게 아니라 제기를 만들어 찼다고 하니, 놀랄 만도 하지요.

그래서 이름도 '제기풀'이라네요.

 

얼핏 생각하기에 나물이 질겨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마 뿌리째 뽑아서 제기를 찼나 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자연 친화적인 제기 만드는 법, 보실래요?

 

흔한 질경이 나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풀'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나물'이 되었다.

ㅎㅎㅎㅎ

 

내 짐작처럼 뿌리째 캐는 게 아니라, 잎을 낱장으로 뜯어서 줄기 부분의 껍질을 벗기면

 

이렇게 되는데, 실처럼 된 줄기 부분을 두 개로 나누어 쥐고 서로 단단하게 묶으면 된다고 해요.

사진 속 질경이, 즉 제기풀은 크기가 작아 줄기가 짧은 탓에 서로 묶을 수가 없어서 주위에 굴러 다니던 노끈을 주워 대신 묶었어요.

 

제기 완성!

 

 

내 동생도 오랜만에 실력 발휘.

본인 말 로는 어릴적 선수 였다는데, 아직 잘 차긴 하는 것 같은데 지금은 제기질 몇 번에 씩씩 대는 아저씨. ^^;;

 

우리 남편 기술 들어가는 중.

바깥쪽으로도 차고(이름을 뭐라 하던데, 잊어 버렸어요. ^^)

 

차 올려 입으로도 물고 (이 부분에서 여자들의 환호성이 쏟아 졌다는.. ㅎ)

 

입에서 머리로 올리기도 하고(이때 잠시 쉬는거라네요. ).

 

이렇게 제기를 잘 차면서 애들 체육대회나 어디 공연 같은데 가면, 제기 잘 차는 아빠는 기념품 준다고 나오라 할 때 좀 나가지 ….

질경이 혹은 제기풀이라는 이름답게 저렇게 한 참을 발로 차고 떨어뜨리고 해도 찢어 지거나 빠지지 않고 그대로이더군요.

아이 보여 주려고 집에 가져왔더니, 신기해하며 한참을 차고 놀았어요.

문방구에서 파는 제기보다 느낌도 더 좋고, 발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라며 신기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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