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는 일 말고도 코가 할 수 있는 일 ㅎㅎ

반응형

'악' 자가 들어간 산이라 겁을 잔뜩 집어 먹고 지난 일요일 월악산에 다녀왔어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휴가철이라 물가로 다들 가셨는지, 오랜만에 인적 드문 한가한 등산을 할 수 있었어요.

지난번 팔봉산에 갔을 땐, 등산로도 좁고 거칠고 힘들어 명절 때 고속도로에서만 보던 정체 현상을 등산로에서 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었거든요. ^^

 

마지막에 계단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마음을 워낙 단단히 먹어서인지 몰라도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어요.

계단도 많아서라기보다 계단과 계단 사이가 높은 게 저는 더 힘들더라고요.

 

등산로 초입에 있던, 사진으로만 보던 덕주사 마애불. 

 

 

중간 중간 눈과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이런 풍경에 등산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팔봉산 다녀 온 이후론 고소공포증도 많이 치료(?)가 돼서, 전엔 가까이 가는 것도 무서웠던 이런 난간에 이젠 기대서 쉴 수도 있어요.

 

 

멋지고 시원한 풍경에 그저

"와~ 좋~다~"

만 연발. ^^

 

땀은 물처럼 흘러 옮기는 발걸음마다 떨어지지만 그 또한 흐뭇하기만 할 뿐.

 

중간중간 남편이 내미는 시원한 물 한 모금과 고비마다 잡아 주는 뜨거운 손이 커다란 힘이 됩니다.

 

 

어느새 올려 보던 산들이 내 눈 보다 낮아지기 시작하면, 내가 더 높아졌다는 자만심 보다 내가 어디에 있던 여전히 그대로인 산에 경외심이 다시한번 생깁니다.

 

 

라며 이렇게 제법 '철학적인' 생각에 빠져 혼자 흐뭇해 하고 있을때 분위기를 깨는 이가 있었으니.

 

흐허허허허허헝 ㅋㅋㅋ

 

사진은 찍어야겠고  장갑을 자꾸 벗었다 꼈다 하긴 땀이 나서 뻑뻑한데다 귀찮기도 했던 내 동상.

코로 패턴을 풀고 셔터도 누르고있어요.ㅎㅎㅎㅎ

입을 살짝 벌려주는게 핵심이라나 뭐라나..

 

우리 식구들 말고는 다른 분들이 안계셔서 참 다행이었어요.

우리 다섯식구들, 온 산이 떠나가라 한 참을 웃었거든요.

코의 또다른 쓰임새, 새로 한가지 배웠어요.

 

 

 

동생의 애교(?)에 막바지 힘을 짜 내서 정상을 향해 계단을 오릅니다.

내 눈엔 각도가 심해 계단이 거의 서 있는거 같아요.

 

 

계단과 계단 사이도 높아 키가 180cm가 안 되는 저(ㅎㅎ), 기어 올라 갔어요. ㅋㅋㅋ

 

 

또 계단, 또 계단, 또 또 계단 ….

 

 

드디어 정상 도착…

의 기쁨보다는 후들거리는 다리 진정 시키느라 쪼오기 뒤에 쭈글치고 앉아 멍 때리며 먼 산 바라보기. ㅎ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