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에 우담바라 필까 봐 급조한 귤 머핀, 알맹이만 맘에 들어
우리 집 오븐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오븐 도구들이 들어가 있는 찬장이에요.
게다가 오븐 위엔 덮개도 덮여 있고 탁상 달력도 얹혀 있어요.
상상이 되지요?
한 번 사용할 때 마다 어떤 풍경일지~
속 내용물 다 꺼내 바닥에 놓고, 위에 얹혀 있던 것도 다 내려놓고~
아주 번거로워요.
한때는 그런 사전 행사(?)도 즐거웠던 때가 있었는데, 한 번 오븐에서 손을 떼고 나니 간혹 무언가 만들고 싶어도 번거로운 생각에 포기~
오븐에 전기 들어간 지가 백만 년은 된 듯싶어 우담바라 필 것 같아 눈에 보이는 대로 귤 넣어 머핀을 구웠어요.
ㅠㅠ 머핀, 맘에 안 들어요.
준비물; 빠다 50g ㅎ, 설탕 40g, 달걀 1개, 박력분 120g, 베이킹파우더 3g, 우유 30g, 귤 50g
귤의 속껍질을 벗겨요.
가운데를(귤의 배 부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 가위로 길게 자르고 양 옆으로 벌리면 속껍질이 쉽게 벗겨져요.
등부분도 되는대로 벗기는데, 이곳은 옆구리 보다 속껍질이 연해 꼼꼼히 벗길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머핀 제조에 들어가 볼까요?
버터를 실온에 두면 부드러워 지는데, 낮엔 사람 없는 집이라 온기가 없어서인지 하나도 말랑해 지지 않았어요.
하는 수 없이 볼에 버터를 대강 잘라 넣고 약한 가스불에 3-4초 가까이 대서 그릇을 데운 뒤 저었더니 말랑해졌어요.
버터에 설탕을 넣고 뽀얗게 되도록 저어요.
설탕 넣어 저을때 서걱서걱하는 느낌과 소리가 전 너무 싫어요. ㅠㅠ
풀어둔 달걀을 두 번에 걸쳐 넣으며 젓고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받쳐 넣고 또 젓고
우유와 속껍질 벗긴 귤을 넣고 골고루 섞어서
머핀 틀에 80%정도 채워 넣고 180도 예열한 오븐에서 30여분간 구워요.
반죽을 붓다 보니 약간 되직한가 싶어요.
우유나 귤을 조금더 넣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구워 놓고 보니 또 한가지 드는 후회.
머핀틀에 반죽을 더 채웠어야 더욱 먹음직스러웠을 것을. ㅜ
뭐냐~ 빈티나게.
급하게 만들어 헛점만 보이는 급조한 티 팍팍 나는 귤 머핀.
다행인 것은 귤 알맹이는 살아 있다는 점~~
게다가 아이들이 아주 맛있게 먹어 줬다는 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