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 엄마, 돼제비를 아세요?

반응형

지난 일요일 고구마 이삭을 주으러 이천 근처의 고구마 밭으로 원정을 갔습니다.   주인이 다 캐고 난 밭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하지 않은  작은 고구마나, 운이 좋으면  주인이 놓치고 지나간 꽤 큰 고구마를 캘수 있지요.  꽤 이른 시간에 도착했지만 벌써 몇 가족이 와서 열심히 호미질을 하고 있더군요.

그 옆에 밭은 토란 밭이었는데, 저도 이번에 처음 보았답니다.
추석전에 토란은 다 캐고 토란의 엄마라고 할 수 있는 부분만 남았는데, 돼제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몸통 군데 군데에서 토란이 자라납니다.  운좋게 아직붙어 있는 토란도 몇개 주울수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들은대로 된장국도 끓이고 토란처럼 삶아 간장에 찍어 먹기도 했습니다.
껍질을 벗겨놓으니 감자 같군요.   뿌리가 난 부분은 아까워 하지 말고 싹 잘라내야 합니다.   끓여도 서걱서걱하고 맛이 없습니다.   익는 속도가 늦으니 조금 얇게 썰어 끓입니다.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어 끓였어요.   저는 쌀뜨물 대신에 쌀가루를 빻아 놓고 쓴답니다.   두세번 쌀을 씻어 쌀뜨물을 받는다고 해도 약간 찜찜하고, 그렇다고 깨끗이 씻은 다음 받은 물은 수도물과 별로 다르지 않을 듯 싶어 쌀가루를 쓰지요
이렇게 빻아 놓은 쌀가루는 김치찌개나 감자탕이나 닭볶음탕이나 아무데나 넣어도 구수한 맛이 나게 해줍니다.


토란대를 넣고 끓이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집에 시금치가 있어 아쉬운데로 같이 넣었습니다.  
돼제비의 맛은 감자보다 더 포근포근하고 맛있습니다.  국물도 더 구수하고 좋습니다.


토란처럼 삶기도 했어요.


껍질을 벗겨 양념장에 찍으니 토란과 맛이 똑같습니다.
처음 보는 거라 먹을지 안먹을지 몰라 조금만 주워왔더니, 후회 막급이네요.
밭에 널려 있던 토란이 엄마가 머리속에서 뱅뱅돕니다. ^^



이런 말 아시나요?
'노인이 주인인  밭엔 먹을거 없다'
노인분들은 꼼꼼하시고 아끼시는 마음에 밭에서 수확을 하실때도 하나도 남김 없이 캐가시지만, 젊은이가 주인인 밭은 경험도 없거니와 아까워 하는 마음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충 걷어가서 알맹이가 많이 남는단 소리랍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