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사는 게 몇 살까지야?

부지깽이와윤씨들|2008. 10. 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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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중 1짜리 딸 아이와의 짧은 대화이다.
도덕시간에 선생님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적어 보라고 하셨단다.   

어떤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사는거라던가 부자라던가 하는 튀지 않는 대답을(하긴 아무리 철학적인 미래를 꿈꾸더라도 쉽게 얘기하진 않았겠지만) 하는 중에 우리 아이를 포함한 꽤 많은 수의 아이들이 "짧고 굵게 사는 것" 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짧고 굵게"라는 평범하지 않은 단어를 중1 여학생들이 사용했다는 것도 우습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나 알고 쓰는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저도 그렇게 썼다는 말에 그럼 '짧고"가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딸아이의 뻔뻔한 한 마디

"백살"


허.걱!!
충격을 가다듬고 백살이 짧은거냐 물으니 요새 아이들답게 논리 정연하게 정색을 하며
"엄마, 50년후에 평균 나이가 120세야. 그때 되면 내 나이가 60 조금 넘는데, 100살까지 살면 짧게 사는 거지"
확실한지 아닌진 모르지만 5~60년후 평균 나이까지 들어가며 엄마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을 해 준다.
흠~~ 확실한건 그때쯤이면 나는 흔적도 없겠군...

내가 딸애 나이쯤에는 지금의 내 나이에는 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줄 알았다.
특별히 비관적이거나 불행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래 딸!!   너의 씩씩한 기상(?)이 느껴져 엄마는 좋다.
너의 바람대로 "짧고 굵게" 백살까지 건강하게 살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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