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이 선녀를 유혹하는 방법은?

부지깽이와윤씨들|2008. 11. 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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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초등학교 국어 공부는 내게는 정말 어렵다.  
내가 국민학교 다니 던 때에는 답이 딱 떨어지게 문제를 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시험문제가 사지선다형이어서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나처럼 창의력이 딸리는 학생에게는 안성 맞춤이었는데... ㅎㅎ)

하지만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엄마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문제의 정확한 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는다.   나도 물론 그렇고....



고등학교 도덕 시간에 잠깐 배우던 철학 시간에나 헷갈려하던,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는 애매 모호한 답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부지기수다.   그래도 아이들은 어떨 때는 엄마보다도 더 기발한 답을 내놓을때가 종종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문제집을 채점 하다가 본 것이다.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소개되고 나온 문제이다.



아니, 내가 언제 아이듣는데 '돈'얘기를 많이 했었나?   돈이면 다 된다고 은연중에 가르쳤나?

배를 잡고 웃으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어머, 돈이면 마음도 얻을 수 있는거야?"
살짝 걱정스럽게 아이에게 물어보니
"엄마, 그래도 나는 괜찮은 거야. 어떤 애는 총으로 협박해서 결혼한다는 애도 있고, 그냥 나무꾼 혼자 늙어 죽는 다는 애도 있었어" 
끙, 혼자 늙어 죽는 나무꾼은 아마도 나랑 똑같은 소심쟁이 나무꾼인 게지.
우리 아이만 유별난게 아닌 듯해 안심이 되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감탄스럽기도 하다.

우리 큰 아이도 국어시간에 고전 동화의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시간이 있었단다.
우리 아이 '잭과 콩나무'의 잭에게 하늘 나라 거인의 물건을 훔쳐갔으니 나쁜 아이라고 훈계(?)를 했단다.
다른 아이들도 신데렐라에게 발 아픈거 참고 유리 구두를 신은것 아니냐는 둥 전혀 다른 각도의 시각으로 편지를 썼단다.   선생님은 있는그대로 보면 되지 왜 비트냐고 하셨다지만 흑과 백으로만 교육받아온 나로서는 회색과 빨강, 파란 등 모든 색깔이 있음을 아이들이 아는 듯해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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