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수 없어 애석한 신문지 한복

부지깽이와윤씨들|2008. 11. 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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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 미술 과정에 한복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아이가 준비물로 신문지를 가져가길래 그런가 보다 했더니, 그날 저녁에 한복을 만들어 보겠다는 겁니다.

요즘 옷도 아니고, 일년에 딱 한번 입어보는 한복을 어린 아이가 어떻게 만들겠나 싶어 만들라고 해놓고 저는 집안일로 종종거리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궁금해서 혼자 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선생님한테 배웠다고 걱정 말랍니다.
한참을 혼자 엎드렸다 누웠다 낑낑대더니 한 시간쯤 뒤에 다했다고 와서 보라더군요.

저, 깜짝 놀랬다느거 아닙니까?  
번듯한 한복이 바닥에 떡하니 놓여 있습니다.   그때는 바지가 일자였는데 데님을 매야되지 않냐고 하니 아들이 조물조물하더니 저렇게 주름을 멋지게 잡아놓았습니다.   저 날렵한 저고리 소매라니...


조끼까지 있습니다.


이 바지의 단점은 벽을 짚거나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입어야 된다는거지요.
무릎을 구부리면 엉덩이가 찢어지기 때문이지요.   사실 딱풀만 있으면 바로 해결되긴 하지만....


조심 조심 입고 끈으로 바지 허리를 동여매고 나니 근사한 한복이 됐습니다.



직접 해보지도 않고 머릿속으로만 복잡하게 생각해 지레 포기하는 일이 저는 가끔 있습니다.

선생님한테 설명을 듣고와 무조건 해보고, 멋드러지게 성공한 10살짜리 아들에게 오늘 한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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