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오후반이 따로 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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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를 보니 학급당 학생수가 점점 줄어든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1970년대에는 약 62명이던 학생수가 점점 줄어 들어 1990년대에는 약 41명, 지난해에는 30명이 채 안된답니다.

아이들 학교에 몇 번 다녀오면서 학생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숫자상으로 보니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습니다.
국민학교라 불리던 때에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니 1980년대 초입니다.

그때 졸업 사진을 보니 학생 수가 많아  한 반을 한꺼번에 찍기도 힘들어서인지 남학생, 여학생을 나누어 찍었더군요.
학생수를 헤아려 보니 여학생이 30명, 남학생이 29명으로 우리 반만해도 59명이나 됩니다.



작년에 졸업한 딸의 졸업 사진입니다.   남, 여 합해 40명인데, 다른 반에 비해 3-4명 많은 편이었습니다.
한 장에 다 찍고도 여유로워 보이는군요. (흑백과 칼라의 차이일까요?)


졸업 하던 때에 60여명이었으니, 1학년 입학하던때에는 60명에서 세 네명 넘는건 예사였지요.
교실 뒤의 공간도 없이 책상은 네줄 다섯줄로 꽉 채워져있고, 학년당 학급 수도 십 몇반까지 있었습니다.
교실은 적고 학생은 많아 한꺼번에 배울 수 없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지요.

한 교실을 두 반이 같이 쓰면서, 한 주씩 돌아가며 오전반, 오후 1시 넘어서부터 오후반으로 하는 식이었지요.
오후반이 된 주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 학교에 갔습니다.
어느때는 오후반인걸 깜빡 잊고 아침 9시까지 자다가 혼비백산해서 일어난 기억도 있답니다.
일요일 저녁이면 엄마가 다음주는 오전반인지 오후반인지 묻기도 했구요.

모두 모이는 운동회날이면 학부모님들에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까지 총 출동하셔서 운동장이 뽀얀 먼지와 사람들로 꽉 차곤했습니다.

학생 수가 많다보니 같은 반이었어도 특별히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면, 다음 학년에 올라가 같은 반이 되도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다는 걸 모를때도 있었습니다.
한 교실에 책상을 같이 써도 만날 일이 거의 없으니, 책상 서랍에 어쩌다 두고 가는 학용품을 보고 이름은 알아도 얼굴을 모른채 1년을 보낼때도 있었습니다.

오전반, 오후반 나누어 공부하던 시절을 얘기하면 우리 애들은 먼 나라 얘기인줄 알지만 지금도 제 머릿속에는 운동장에서 뛰어 놀다 오후반 수업 시간 종이치면 교실로 뛰어들어 가는 저와 친구들의 모습이 어제일인듯 생생합니다.


"엄마, 북한 어린이들같애"
제 사진을 본 우리 아이들의 말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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