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순정 만화 주인공 이름 하나 모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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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가끔 인터넷으로 순정 만화를 보는 딸을 보니  저의 10대때가 떠오릅니다.

제 또래의 여자분들이 추억에 젖어 떠올리는 예쁜 만화 주인공들의 이름을 저는 거의 모릅니다.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순정 만화는 제대로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성격이 남자같다거나, 순정 만화의 주 내용인 사랑 얘기가 싫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너무 날씬하고 너무 예쁜 그녀들 때문이었죠.

음~ 지금도 예쁜것들을 보면 질투가 나는군...

왜 순정 만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예쁘고 날씬하냐구요.
무슨짓을 하든 결국에는 용서 받고, 모든 사람들한테 사랑받게 된다는 결말도 다 얼굴 예쁘고 날씬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쯤되면 그 당시 제가 왜 그리 예민하게 굴었는지, 답이 나오지요?
지금 키가 초등학교 6학년때 키니까(다 커도 160.  ㅋㅋ) 그 당시에는 큰 키에다가 등빨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작지 않은 제 코가 양쪽 볼에 파묻힐 정도였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
피부까지 까무잡잡했으니, 만화 주인공에게 질투 아닌 질투를 느낄만도 했었지요.

이 인형처럼 한복을 입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쬐끔 더 퉁퉁하지 않았었나....


그래서 의도적으로 순정 만화는 보질 않았습니다.
콤플렉스를 느낀 사춘기 소녀가 스스로 상처 받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던거지요. (제법 심오한 철학인걸? ㅎㅎ)

딸에게 얘기했습니다
"왜 순정 만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예쁘고 날씬한거냐?"
대답합니다.
"그러게!"

다행이네요.   딸이 소싯적 엄마를 닮지 않고 키 크고 날씬해서, 부담 없이 쭉쭉 빵빵 팔등신이 나오는 순정 만화를 단지 만화로만 볼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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