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지 않아도 아는 것

부지깽이와윤씨들|2009. 1. 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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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저녁 식사 시간에 작은 아이가 머뭇거리듯 말합니다.

"엄마, 관장님이 장난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00 (관장님 딸)가 나를 음.... 뭐였지....음.... 아이고 뭐라고 해야하지"
어색해하는 듯한 표정에, 앞 뒤 상황과 우리 아이와 같은 학년이고, 이미 큰 아이를 키워본 경험에 의하여 어떤얘긴지 감이 오더군요.
"왜, 좋아한대?"
웃으며 말하니, 제 입으로 말하기 곤란한 단어를 엄마가 대신 해 줘서 다행이라는 듯 냉큼 고개까지 끄덕이며
"응!!!" 합니다.
"근데, 엄마.  걔 정말 나를 귀찮게 했거든"
눈에 보이는 듯 뻔한 상황아니겠습니까?  ^^
좋아하면서  괜히 장난치고 귀찮게 굴고 화내는거 보면서 키득대고..

옆에서 듣고 있던 누나의 말에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답니다.
"야, 넌 몰랐냐?  원래 좋아하면 귀찮게 굴고 그러는거야. 걔가 너 좋아하는거 누난 다 알고 있었어"
"누난 어떻게 알았어?"
"야, 그런건 본인 보다 옆에서 더 잘아는 법이야.  누나 눈엔 다 보이더라.   아마 너만 몰랐을껄"
"뭐야, 진짜 말도 안돼."
"다 그런거야, 누나도 다 겪어봤잖아."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감춘다고 감춰지는게 아니지요.   다른 사람보다 너무 차갑게 대하거나 너무 친절하게 굴거나 어떻게든 티가 나게 되있습니다.   이런 만고의 진리를 큰 아이는 벌써 깨닫고 있네요.


가르치지 않아도 저런건 어떻게  잘 알까요?
하기는 스스로도 깨닫기도 하고 배워가기도 하면서 이렇게 세상이, 시계속의 톱니가 맞물려 바늘이 움직이듯이 굴러가는것이겠지요.

어쨋든, 슬며시 사돈집안으로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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