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든 넘어서 커피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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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나이 드신 분들이 그러하듯이, 우리 엄마도 하루 세끼 끼니를 드시듯 약을 드십니다.

예전에는 엄마만 그러신 줄 알고 걱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거의 모든 노인분들이 엄마가 드시는 약들을 비슷하게 드시더군요. 


무릎 관절 약부터 시작해서 때때로 마시는 진통제며 소화제에 할머니들이 특히 많이 드시는 심장약(아마도 그 예전에는 할아버지들이 속을 많이 썩히시고, 그에 비해 표현을 못하고 참고 사시다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무릎과 허리등의 관절 부분에 도배를 하시는 파스까지....


병원 심장약을 몇 십년째 드시는 엄마는 커피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심장이 마구 뛴다며 입에도 대지 않으셨었습니다.
제가 마시는걸 보시면 무슨 맛으로 먹냐며 속만 버린다고 타박만 하셨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잠깐 동안의 여유를 엄마는 이해를 못하셨던거지요.
술 안먹는 사람이 술 대접 못하듯이, 커피 안 마시는 엄마는 물도 대중 못하시니 엄마 말씀으로도 커피 대접은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어느때 부턴가 제가 마실려고 물을 끓이며 지나가는 말로 드실껀지 물어보면 한 잔 줘봐라시며 마시기 시작하시는 겁니다.
겨울 들어서 부터는 하루에 두 세잔은 기본으로 마시는 듯 하십니다.

엄마 말씀으로는 심장이 두근 두근 뛸때나 골치가 아플때 한 잔씩 마시면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고 하십니다.
엄마가 커피에 풍덩 빠지신거지요. ^^

어차피 심장 두근 거릴때 마시는 심장약이나, 습관처럼  드시는 마시는 진통제 보다는 커피 한 두잔이 더 나을 듯 싶습니다.  


얼마 전에는 난생 처음으로 엄마가 타주는 커피를 마셨으니, 참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
엄마가 타줘 훨씬 맛있다고 하니 함박 웃으십니다. ^^
커피 한 잔씩 앞에 놓고 얘기를 나누니 어쩐지 새로운 느낌도 나서 참 좋습니다.

엄마네 주방 가스 렌지위에는 언제나 자그마한 물 주전자가 올려져 있는, 새로운 풍경도 생겨났습니다.
팔십 넘은 연세에도 예쁜것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이제는 예쁜 컵에 관심이 가시나 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쓰고 있던 컵을 다 넣어놓고 새 컵을 꺼내야 겠다고 하십니다.

장을 보실때 커피 봉지를 턱 담는 엄마를 보면 웃음이 납니다.

엄마, 커피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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