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발 소독하기, 한순간에 망한 사연
한순간에 망한 김 발 소독하기.
촘촘한 틈새가 짱 많은 김발.
김발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누드 김밥을 말때는 꼭 필요해요.
사용후에는 주방용 칫솔로 결따라 문질러 닦고 바람 잘 통하는 창틀에 세워서 말립니다.
그!런!데!
왜 그날, 그시간, 그장소에서 그걸 봤는지...
어느날 서점에서 생활상식 등이 적혀 있는 책이 있어 무슨 내용인가 들쳐 보는 중 '김발소독'에 대한 글이 눈에 띄었어요.
그게 '김발 폭망' 사건의 시작이었지요.....
몇 년을 잘 쓰고 있었던 김발.
때로는 사진 찍기용 매트로도 잘 써 먹고 있었어요.
흐흑 ㅜㅜ
본래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읽은 대로 물로 다시 한번 씻은 뒤
전자 레인지에 넣고 2분 돌렸어요.
다시 한번 뒤집어 돌리기 위해 문을 열었더니, 우웩~ 냄새!
아마 김발 재료에서 나는 냄새일텐데 어마어마해요.
뒤집어 다시 2분.
이제 문을 안 열어도 냄새가 스멀스멀 새어나와요.
잠깐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전자레인지가 '빼액빼액' 끝났다고 울어 대길래 문을 열어 봤더니,
크허허허헉~
그새 타버렸어요.
이게 뭐야. 징징징징 ㅜㅜ
비싼건 아니어도 오래 써 오던거고, 손 안 댔으면 천년만년 썼을텐데...
중간에 확인하지 않은 내가 어이가 없네요.
아마 전자레인지의 힘이 집마다 다르고, 김발의 재질에 따라 시간을 눈치껏 조절해야 하는데 내가 너무 속편하게 생각했나봐요.
한 달 전에 일이지만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볼때 마다 어금니를 물게 되네요.
나머지 하나는 내가 원래 하던 대로 바람 잘 통하는 창틀에 세워 말리고 있어요.
세상 속 편한 자연 친화적인 이 방법을 두고 내가 참 엄한 짓을 했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