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걸려서 싼 수학여행 도시락

간식도시락/도시락|2009. 3.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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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수학여행을 갔어요.   가는 날 점심 도시락은 각자 준비해 가야합니다.
엄마표 샌드위치를 제일인줄 알고 있다는 걸 알기에, 주식은 당연히 샌드위치로 준비하고 간식은 과자 두 세 봉지 사면 될줄 알았어요.  
그.런.데!!   얘는 엄마가 맥가이버맘인줄 아는지, 과자까지 만들어 달라고 하는겁니다. 띠리리~~~
오븐으로 만드는 것 중에 그나마 잘 하는것과 할 줄 아는것이 고작 식빵 만들기인 내게 과자를 만들라니요. ㅜ

그래, 실패하더라도 만들어 보자, 정 안되면 슈퍼에서 사서 보내지 뭐.
그래서 일요일인 어제 하루, 꼼짝 안하고 밀가루와 씨름을 했어요.

초보인 주제에 겁도 없이 세 가지를  정해 오전 9시 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1시간의 발효 시간이 필요한 것 부터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
한 번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던 '갈레트 브레통' 과 '아이싱 쿠키'반죽을 해 냉장고에 넣고,  '딸기 마들렌'이라고 만들었건만, 틀이 없어서 머핀 틀에 구웠더니 머핀인지 컵케익인지 정체 모를 __;; 빵을 구웠습니다.

계란 노른자를 발라 포크로 좍좍 긁어 구워낸 갈레트 브레통이예요.



아이싱 쿠키는 모양틀 총 동원해 예쁘게 찍어 구운후, 색깔대로 아이싱 크림을 만들어 꾸며주었어요.



위의 두 가지가 냉장고에서 휴지되고 있는 동안, 달콤한 냄새 폴폴 나는 딸기 마들렌을 구웠어요.


세 가지 다 만들고 나니 오후 4시가 됐네요. ㅠ
다 만들어 모아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시간은 왜 이렇게 많이 걸리는건지....
설겆이 하고 뒷 정리하는데 또 한 시간...
으아~ 일요일이 또 이렇게 가는 구나..   제발 맛있게나 먹어줘야 할텐데 말이예요.


수학여행가는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엄마표 샌드위치 속 재료인 갖은 채소와 햄을 잘게 썰어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소스를 섞어 잘 버무려 한 가지 만들고, 있는 과일로도 간단하게 한 가지 더 만들었어요.
맛있을까 의심하며 만든 과일 샌드위치가 이 봄과 딱 어울리게 정말 맛있네요.
한 쪽에는 마요네즈를 다른 쪽 빵에는 허니 머스터드 소스를 바르고 과일을 얇게 썰어 샌드하면 됩니다.



예쁘게 썰어서 커피 한잔과 함께 남편 아침을 준비해놓고,



2박 3일 여행이라 종이 도시락에 담았어요.   다 먹고 처음 살때 처럼 얇게 접어 가방 한 귀퉁이에 넣었다가 가져 오라고 했습니다.   샌드위치를 랩으로 쌌기 때문에 도시락이 깨끗할거예요.   다음에 또 쓰려고 해요.



과자는 지난번 제빵 재료 구매할때 서비스로 온 포장 봉투에 나누어 담고,   과일은 한 입거리로 썰어 위를 랩으로 꼭꼭 감싸 이쑤시개 두개랑 넣어 주고, 샌드위치도 딸의 요구대로 도시락 4개에 나누어 담았어요.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한 창 먹성 좋은 아이들이니 남기진 않겠지요?
혹 맛없다고 하는 친구가 있진 않을지 살짝 걱정이 되네요.  
얘들아, 1박 2일 걸려서 아줌마가 만든거거든. 정성을 봐서 맛있게 먹어주라. ^^



실력이 안되서, 별로 볼품없는 도시락 싸는데 1박 2일 걸렸다고 엄살을 하긴 했지만, 이깟 도시락 싸는게 대수겠습니까?   제일 걱정은 사고 없이, 특히 차 사고 없이 잘 다녀오길 바랄뿐이지요.
지금 한 참 달리고 있겠군요.   오랫만에 집을 떠나 친구들과 여행을 한다는, 그 설레이고 자유스러워 지는 마음을 15살 그 시절로 돌아가 저도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딸!!  사고 없이 재미있게 잘 다녀와, 벌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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