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만드는 김치 볶음밥

전통음식별미/별미별식|2009. 10. 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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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새벽 6시 부터 김치와 고기를 볶아 김치 볶음밥을 만든다는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시큼한 김치 볶는 냄새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만든 이유가 있어요.

며칠 전 우연히 tv에서 외국인이 김치 볶음밥을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분의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맛있는 김치에 밥을 넣어 볶다니, 정말 훌륭하고 놀라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만들어 먹던 김치 볶음밥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니...
의례적으로 남의 나라 음식을 칭찬하는 말이 아니라 표정에서부터 정말 맛있어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지요.

김치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외국인을 통해 그 말을 들으니 김치를 조금 소홀히 대하지 않았나(?) 하는 죄책감이 들었답니다.

외국사람이 다 김치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쨋든 진정으로 좋아해 주는 외국인이 있다는게 참 흐뭇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때부터 김치 볶음밥을 해 먹어야지 하고 고기를 사다 놓은지 며칠째, 틈이 나지 않는 저녁 시간을 포기하고 드디어 오늘 새벽에 만들었습니다.

재료;  저렴한 돼지 고기 뒷다리살, 잘 익은 김치, 밥, 소금, 후추, 들기름이나 참기름, 깨, 올리브유

저렴하고 맛도 좋은 돼지 고기 뒷다리살을 만천원어치 사서 볶음밥용으로 조금 떼어 내고, 토요일 저녁에 먹으려고 불고기 양념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어요.

김치와 고기를 잘게 썰어 놓고, 오목한 궁중팬이나 두꺼운 냄비에 올리브유를 조금 두르고 돼지고기에 소금, 후추를 조금 넣어 익혀요.   돼지 고기는 완전히 익어야 하니까, 저는 이때 완전히 익혔어요.


고기가 익으면 김치를 넣고 볶아요.   팬의 상황을 봐서 기름을 조금 더 넣어요.
밥을 넣고 양념이 밥알에 스미도록 약한 불에서 골고루 볶아요.   마지막에 들기름과 깨를 조금 넣어주면 더 맛있습니다.   간이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고추장을 조금 넣어요.
참 쉽죠, 잉~~~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을만큼 쉽고 간단해요.


이렇게 팬에 숟갈 팍 꽂아서 식구끼리 둘러 앉아 오순 도순 먹어도 맛있고,


깔끔하게 한 그릇씩 덜어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먹고 싶은걸 며칠 만에 먹어서인지 아침 깔깔한 입에도 참 맛있었어요.
밥할때 몇 알 넣은 옥수수도 보이는 군요.


계란프라이를 얹어 먹으면 쫌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해요. ^^
음식 사진을 보면 이런 경우엔 노른자가 그대로 있는 반숙으로 만들어 얹던데, 저는 반숙을 안 먹는 관계로 노른자를 폭 터뜨려 익혔어요.


맛있게 김치 볶음밥을 먹던 그 외국분의 얼굴이 자꾸 생각나서 더 맛있게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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