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몸 녹여 주는 매운 만둣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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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 은 날씨에, 저녁 7시 무렵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20분 이상 기다리고 있노라면 생각 나는 건 딱 한 가지, 뜨겁고 얼큰한 국물이더군요.

퇴근 무렵이라 버스가 만원이라 도저히 탈 용기가 안 나서 한 대를 그냥 보내고, 차디찬 쇳덩어리 의자에 앉아 있을 땐 주책스럽게 콧물까지 훌쩍여야 했습니다. ㅜ

집에 들어오면서 콩나물과 만두를 사 와서 얼큰하고 뜨거운 매운 만둣국을 만들었어요.

재료;  시판용 만두 한 대접, 라면이 없어 대신 넣은 뚝배기 칼국수 반개, 쌈 먹다 남은 날 배추 3잎, 당근, 양파, 파,
         북어 두 토막, 다시마, 며느리도 안 가르쳐 주는 양념인 칼국수 스프 ^^, 고추장, 고춧 가루, 콩나물,
         매운 청, 홍 고추 두 세개, 소금


요사이 집안에 일이 생겨서 제가 아침에 일찍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생활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정신없는 생활이 되고 보니, 냉장고 사정이야 뻔해지고 있어요.

만둣국을 끓이려고 보니, 냉동실에 얼려 놓은 마늘밖에 없어서 마늘도 빼고, 간을 맞출 소금도  모자라 생전 안 하던 짓(?)도 했어요.   그 짓(?)을 하게 된 건, 소금통을 아무리 탈탈 털어도 간이 싱거운 거예요.   고추장을 더 넣으면 텁텁해질 것 같아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패떳'의 윤종신 씨가 자주 애용하던 라면 수프가 떠올랐습니다.   라면 대신 뚝배기 칼국수가 있어서 그 수프를 이용했어요.

북어와 다시마를 10여 분 끓여 국물을 내고 건져 낸 후에, 고추와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한 번 끓이고, 준비한 채소를 넣어요.   (채소를 얌전하게 썰어 접시에 담아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쩝, 없네요 ㅎ)

색깔을 내기 위해 청, 홍 고추 두세 개는 남겨 두었다가 다 끓었을 때 마지막에 넣었어요. 


국물이 팔팔 끓으면 면과 한 번 헹군 만두를 넣고 만두가 익을 만큼 끓여 줍니다.   라면을 넣을 땐 만두가 반쯤 익었을 때 넣어야 불지 않아요.   마지막에 간이 싱거워 슬쩍 넣어준 스~프~


만두가 터지지 않게 살살 뒤적여 가며 끓여요.


배추 잎 몇 장 넣었을 뿐인데, 국물이 시원 달달해요.


처음엔 홍합을 넣고 싶었지만, 언제 다듬고 씻고 하나 하는 생각에 콩나물로 대신 했는데, 나름대로 시원한 맛이 얼큰한 고춧가루와 잘 맞아요.


점심을 굶었다는 남편이 연신 맛있다며 먹어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엔 뜨겁고 얼큰한 국물때문에 콧물을 흘려 가며 먹었어요.


꽁꽁 얼어 있던 몸과 마음을 노곤노곤하게 녹여 주는 매운 만둣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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