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끓이는 떡국, 전라도식 닭 떡국
새해 떡국 많이 드시고, 연휴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ㅇ^
어제 새해 첫날은 제가 만두와 떡으로 끓이는 경기도 식으로 떡국을 끓였고, 오늘 아침은 남편이 닭을 넣고 끓이는 전라도 강진식(강진에서만 먹던 건지 전라도에서는 다 먹던건지 모르겠네요) 떡국을 끓여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혹시 나이를 두 살이나 먹어야 되는 건 아니겠지요? ^^
원래는 꿩을 넣고 끓였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야생 꿩이 닭보다 많아서 꿩으로 떡국도 끓이고, 지금 닭볶음탕처럼 만들어서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꿩은 한 번도 먹어 보질 못해서 그 맛을 짐작도 못하겠는데, 닭 보다도 더 담백하고 맛있다네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맛에 살짝 의심을 품었더니, 일단 한 번 먹어보고 또 끓여 달라고나 하지 말라며 자신감 백만배 충만해서 만들기 시작합니다.
재료; 볶음탕용 닭 1마리, 떡국 떡 큰 대접으로 1, 소금, 마늘, 파, 김 부스러기
볶음탕용 닭을 반 씩 한 번더 잘라 잘게 손질해 깨끗이 씻어 물을 넉넉히 붓고 끓여요.
제가 옆에서 맛술이나 소주 좀 넣어야 되지 않냐고 참견 했다가, 옛날엔 그런 거 안 넣어도 맛있었다고, 옛날 엄마가 끓여 준 대로 만들거라고 해서 그 때부터 입에 지퍼 채우고 가만히 있었답니다.
중간에 대파 큼직하게 썰어 넣고, 다진 마늘 두 숟갈쯤, 소금 한 숟갈 반 넣어 계속 팍팍 끓입니다.
(뚜껑을 덮고 끓이다가 후르륵 끓어 넘치는 바람에 이 아저씨, 나중에 가스렌지 청소 하느라 애 좀 먹었다지용. )
떡은 물을 부어 불리고, 국의 거품을 중간 중간 걷어 내요.
고기가 다 익자, 닭 떡국의 포인트는 깔끔함이라면서 파를 다 건져 내고 거품도 계속 걷어 내는 군요.
마지막으로 떡을 건져 넣고, 떡이 푸~욱 무르도록 가끔 저어 가며 끓입니다.
마지막에 간을 보고 맞추고, 김을 얹어 완성했습니다.
어쩐지 나 보다 더 깔끔해 보이는 솜씨에 경계심이 생기려고 하네요. ^^;
후추도 뿌리지 않고 먹었었다고 해서 그냥 국물을 한 번 떠 먹어 봤더니,
오호~~~ 깔끔하고 구수하고 깊은 맛까지 나는 것 같습니다.
4식구 떡국을 얌전히도 담아 놓았습니다.
아빠가 어린 시절 먹던 음식을 먹는 아이들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군요..
맛있다고 그릇째 들고 국물까지 다 먹으니, 제가 더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