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찰떡 궁합, 순두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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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아침에 일어 나보니 온통 흰색 천지예요.
나이 먹는 건 감출 수 없는 건지, 좋다는 생각 보다도 조금 멀리 출,퇴근을 하는 남동생 걱정에 남편 걱정에 미끄럼 공포증이 심한 제가 옴싹달싹 못 하고 갇혀 있을 생각에 인상 부터 써집니다.

그래도 집집마다 옥상 장독대에 제 키 만큼 눈을 얹고 있는 항아리들을 보니, 기분이 조금은 좋아집니다.
작은 녀석이 흰 눈을 보고 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인지라 미끄러운게 정말 무섭지만(진심이랍니다. ㅜ),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학교 운동장에 가니 엽서나 달력에서만 보던 풍경들이 보이네요.
아직 개구쟁이들의 손을 타지 않은 놀이 기구에도 눈이 쌓여 있어요.


아이는 벌렁 누워 온 몸으로 눈을 맞고 있습니다.


발이 꽁꽁 얼만큼 놀고 집으로 오니 당연히 뜨거운 국물이 생각났지요.

며칠전 사다 놓은 순두부와 라면을 함께 끓여 보면 어떨까 해서 모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이는 라면을 원했고, 저는 뜨끈한 순두부가 먹고 싶었는데, 따로 끓이기는 번거로워 한꺼번에 끓여 각자 원하는 것만 건져 먹기로 했어요. ^^

재료;  라면 1봉지, 순두부 1봉지, 마늘, 파, 달걀

몽글몽글 덩어리진 순두부가 더 좋은데, 단골로 가는 두부집이 시간이 일러 아직 순두부가 나오질 않는 바람에 포장되서 파는 부드러운 순두부를 사 왔었습니다.

라면물을 정량보다 3분의 1쯤 더 붓고 마늘, 파를 넣고 끓여요.


물이 끓으면 라면과 스프, 순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달걀을 넣고 한 번더 끓여요.
저는 달걀이 완전히 익은 게 좋아서 조금 빨리 달걀을 넣어 완전히 익혔어요.


약간 짠 듯했던 라면과 스르르 넘어 가는 순두부가 의외로 잘 어울리네요.
먹을 수록 맛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드러운 라면과 간이 제대로 든 순두부라고나 할까요.

처음엔 각자 입 맛대로 순두부와 라면을 따로 건져 먹다가 네것 내것 구분없이 막~ 건져 먹었어요.


꽁꽁 얼었던 손끝과 발끝까지 스르르 녹는 것 같애요.


콧물을 훌쩍여 가면서 열심히 먹었어요.


굳이 밥을 말지 않아도, 먹고 나면 든든하고 뿌듯한 라면입니다.


처음부터 순두부를 한 입에 먹었다가는 식사는 그걸로 끝이지요. ^^


아이에게 먹이고도 별로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라면 인것 같습니다. -*-;


눈 구경하고 들어 와서 옷을 벗으니 빨랫감이 또 이 마~~~~ㄴ 큼 입니다.
든든하게 먹었으니, 빨래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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