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가족 사진엔 아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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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때 나들이 하는 날은 카메라 챙기는게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부터 찍기 시작해서 돌아 올때 까지 순간을 놓칠 새라 항상 카메라는 아이를 향해 대기중입니다.

필름을 빼서 현상소에 맡기고, 잘 나왔을까 궁금해 하며 며칠을 보내고 사진을 찾아와 앨범에 정리 하는 재미도 참 좋았습니다.
이젠 모두 옛 일이 됐네요.
아마 우리 아이들은 필름이 무언지도 모를거 같습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학기 초가 되면 학교에서는 가족 사진을 가져 오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앨범속 많은 사진중에 가족 사진쯤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 사진과 제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많은데, 아빠와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은 한 장도 없는 겁니다.
카메라 다리도 있건만, 거추장 스러워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되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부탁 해서 몇 장쯤 찍어도 되는 걸, 번거로운거 싫어 하는 우리 부부 성격때문에 아빠까지 찍혀 있는 가족 사진이 지금도 없습니다.
굳이 자신은 안 찍어도 된다고, 나와 아이들만 나오면 된다며 남편은 그저 식구들 모습만 열심히 찍을 뿐이지요.

어쩔 수 없이 나와 아이들만 찍힌 사진을 보냈지만, 잠시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란, 남편이란, 한 가정의 가장이란, 자신은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티가 나는 법인가 봅니다.
자신 보다는 가족들이 예쁘게 잘 나오길 바라며 항상 가족들만 바라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집 사진중에 가족 사진은 없지만, 사진속의 우리가 웃으며 바라보는 그 자리에 남편의 모습을 새겨 놓으려 합니다.
추운 아침에 출근 하는 남편의 어깨가 더 이상 움츠러 들지 않길, 지쳐 돌아 오면 편하게 쉴 수 있는 따뜻한 가족이 될 수 있기를 새해 소망으로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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