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블로거 엄마 아들 2년이면 요리 개발한다?

부지깽이와윤씨들|2010. 1. 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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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설픈 솜씨로 음식을 만들어 역시 어설프게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게 2008년 3월쯤인니, 거의 2년이 되가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부터는,  완성된 음식 사진을 다 찍을때 까지 아이들이 기다리면서 짜증 비슷한 것도 내고 했는데, 이젠 아예 사진을 다 찍으면 식탁에 앉던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주며 찍으라고 도와 주기도 합니다.

남편의 나날이 늘어 가는 뱃살을 보고, 제가 너무 음식을 많이 만드는 것 아니냐고 제 탓으로 돌리는 식구들도 많고, 학교 간식이나 소풍때 간식도 당연히 엄마가 만든것만 싸가는 줄 아는 아이들때문에 열번에 한 번쯤은 피곤하기도 합니다.
함부로 맛 보기 두려워지는, 맛에 대해 전혀 보장 할 수 없는 제가 개발해낸 음식도, 한 입이라도 먹어보고 신중하게 평가를 해 주는 큰 딸이 됐기도 하구요.

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맛있는 요리를 보면 이 맛을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했을까 하는 마음에 더 맛있게 먹게 되기도 합니다.

얼마전 부터는 제가 음식을 만들고 있으면 작은 아이가 슬쩍 다가와서 이렇게 해 보라는 둥, 저걸 넣으면 어떻겠냐는 둥 한 마디씩 참견을 하기 시작합니다.  
원래 다정 다감하고, 친절한 아이라 이 엄마가 혼자 등돌리고 서서 요리하는게 쓸쓸하게 보였나(정말로 저는 이렇게 느낄때도 있답니다.   우울하고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을땐 일부러 돌아서서 음식을 만들때도 있구요.) 생각했었는데, 아닌가 봅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끼어 듭니다. ^^
제 성격이 '참 좋은 엄마'성격이 아닌지라, 제가 처음에 생각해 놓은 음식이 있으면 그대로 끝까지 해야지, 아이에게 장단 맞춰준다고 " 그럼 그렇게 해볼까? 호호호" 하지를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았어, 너 먹을꺼니까 한 번 해봐" 라고 허락한 음식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먹는 짜장 라면인데, 마침 누나는 안 먹는 다고 해서 아이것만 끓이게 됐습니다.
아이가 치즈 라볶기 처럼 치즈를 뿌리면 어떠냐는 말에, 혹시 맛이 이상하면 위에 것만 겉어 내고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아이가 하라는 데로 했습니다.

 
맛있는 짜장라면입니다.   국물을 조금 넉넉히 해서 나중에 밥 비벼 먹는 걸 우리 아이들은 좋아합니다.


마침 있는 삶은 달걀 잘라서 얹고 피자 치즈를 뿌려서 전자렌지에 치즈가 녹을때 까지 한 2분쯤 돌렸습니다.


모양은 일단 그럴싸~ 합니다. ^^
소란스러움에 딸 아이도 방에서 나옵니다.


역시 또 자체 뽀샵중이시군요.   짜장라면양~~
호기심에 몇 가닥 먹어본 딸은 별로 라며 들어가 버리고, 저는 치즈 스파게티와 피자 외에는 피자치즈 뿌리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치즈 없는 쪽으로 면 몇 가닥을 먹고는 아이 실망할까 싶어 '괜찮네' 하며 젓가락을 슬쩍 내려 놓았습니다. ㅎ~


작은 아이, 한 젓가락 먹어 보고는 눈 동그랗게 뜨고 맛있다고 난리입니다.
진짜 맛있어서 맛있다고 하는 건지, 자기가 생각해 낸 요리라 어쩔 수 없이 맛있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릇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은 걸 보면 아이의 첫 작품이 실패인것 같진 않습니다.

다음엔 어떤 음식을 생각해 낼 지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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