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맛이 나는 수상한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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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날 잡아서 일부러 밥을 많~~이 해요.

한 끼 먹을 양을 빼고 밥을 모두 누룽지로 만들어요.   얄판하게...
금방 만든 누룽지는 따뜻한 맛에, 하루쯤 말린 누룽지는 심심할 때 간식으로 며칠을 두고 먹어요.
튀겨서도 먹고 끓여서 구수한 숭늉과 함께도 먹고 깔끔하게 그냥 먹기도 합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식구들 눈에 보이는 곳에 두었다가는 뱃살의 주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

이번엔 새롭게 곱게 갈아 가루를 만들어 봤어요.  (별짓을 다한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는.. ㅎㅎ)
구수한 수제비를 만들어 보려고요.

재료;  누룽지 가루와 밀가루 1:2, 소금, 바지락, 감자, 당근, 부추, 호박, 마늘, 후추, 물, 새우가루

잘 마른 누룽지를 벽돌도 갈아 버린다는 믹서기에 갈았어요.
아주 곱게 갈면 더 좋았겠지만, 제가 갈은 가루는 나중에 반죽할때 약간 거친 느낌이 날 정도였어요.
마지막에 체에 한 두번 걸러 내면 더 고운 가루가 될 듯 합니다.
(번거로운거 질색이라 생각으로만 해 봤습니다. ㅋ)


누룽지 가루와 밀가루를 1 : 2로 넣고 소금 조금 넣어 수제비 반죽을 해서 일회용 봉지에 담아 한 시간쯤 바람 들어 오는 창틀에 두었어요.


도대체 번거로워서 좋아는 하면서도 잘 안 사게 되는 모든 조개류및 바지락!!
바지락 봉지에는 깨끗이 씻기만 하면 된다고 써 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하나도 못 먹게 된다는 걸 예전에 안 이후로는 저 만의 방법으로 조개 국물을 만들어요.
1차로 소금물에 해감 시키고 깨끗이 여러번 씻어 한 번 데쳐 내고 조개를 꺼낸후 국물을 가라 앉혀 원두 커피 걸름 종이나 깨끗한 면보에 마지막으로 국물을 걸러 내서 다시 가란 앉혀 윗물만 사용해요.
ㅠㅠ 어떻게 해야 한 번에 해감이 되는 건가요?
소금을 넣어 봐도, 동전을 넣어 봐도 심지어 식칼을 넣어 봐도 완전하게 되질 않으니 제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나봅니다. ㅜㅜ

어찌어찌 국물을 만들어 물을 더 부어 수제비 국물을 잡고 마늘, 감자, 당근, 호박, 소금, 새우 가루를 넣어 반쯤 익힌후 수제비 띄어 넣고 다 익었을때 조개와 부추를 넣어 휘~~ 저어서 불을 끕니다.



봄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제 저녁 우리집 메뉴입니다.


후추도 조금 뿌려주었어요.
누룽지가 곱게 안 갈려서 수제비가 거칠 줄 알았는데, 끓으면서 풀어 진건지 그런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았어요.
물론 구수한 누룽지 맛이 슬쩍 슬쩍 납니다. ^^




'슬쩍슬쩍'이라고 한 이유는 밀가루를 섞은 탓에 구수한 누른 맛이 누룽지처럼 확~ 올라 오진 않았어요.


시원한 바지락 국물과 구수한 누른맛이 나는 특별한 수제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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