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지를 넣고도 분식집 김밥 맛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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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네와 같은 동네에 사시는 우리 막내 고모.
어느 일요일, 엄마 집에 갔더니 고모가 딱 고모처럼 생긴  짠지 두 개를 봉지에 담아 대롱대롱 들고 오셨어요.
엄마 하나, 나 하나 먹으라고....

무가 참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작고 통통하고 귀여운 생김새가 우리 고모하고 닮았어요. ^^

아쉽게도 우리 윤씨들은 이런 종류의 반찬은 한 번 맛있게 먹으면 다음엔 먹으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짠지나 오이지를 잘 담그지 않고 필요할 때 마다 조금씩 얻어다 먹고 있어요.

조금 잘라 생수 부어 물김치 만들고, 물에 담가 짠기 빼서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어 무쳐도 짠지가 많이 남았어요.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김밥의 단무지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재료;   오동통 짠지, 오이, 햄, 당근, 달걀, 김, 소금, 참기름, 깨소금, 통깨
          단무지 만드는 양념 - 설탕, 식초


두둥~~
깨끗이 씻은 짠지.


단무지처럼 길게 잘라 잠길만큼의 생수에 설탕 2숟갈, 식초 2숟갈 녹여 두 세시간 두었어요.
이렇게 두면 짠지 특유의 묵은 내도 사라지면서 짠기가 많이 빠지는 대신 새콤 달콤한 맛이 듭니다. 

하루 묵은 밥 없애려고 급하게 싸는 김밥이라 잡곡이 들어가 누렇게 변한 밥 하며, 있는 재료로만 쌌더니 내용이 간단합니다. ^^b

딸아이가 언젠가 그러더군요.
"엄마, 분식집 김밥이 왜 더 맛있게 느껴지는 지 이제 알겠어.   분식집에서는 김밥 겉에 참기름하고 깨소금을 뿌려 주잖아.   그것 때문에 가끔 분식집 김밥이 생각나는 것 같애."
아하!!
그러고 보니 집에서 만드는 김밥은 겉 면이 건조해 보이는데, 아이가 가끔 호일에 둘둘 말아 사오는 분식집 김밥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네요.
속 재료야 한 두 가지 더 넣고 말고의 차이일뿐이니 맛은 집표나 분식집표나 거기서 거기일거에요. 

단무지 대신 짠지를 넣었다는 걸 아이들이 알면 지레 안 먹는다고 할 까봐 김밥을 말은 후 김 잴때 쓰는 붓을 이용해 참기름을 바르고 통깨를 솔솔 뿌려서 관심을 다른데로 돌렸어요. 캬캬캬캬



제법 분식집표 김밥 같지요?
하나 집어 먹어 본 딸이
"오홍~~ 똑 같네. 맛있어, 엄마."
인정해 주었답니다. ㅎ
짠지가 들어 간 줄은 꿈에도 모르더라구요. 후후후


저는 기름이 싫어서 바르지 않고 그냥 먹었는데, 짠지 맛이 전혀 나지 않았어요.

김밥 전용 단무지보다 오히려 더 맛있게 생각되었던 이유가 내 입에 맞게 단 맛과 신 맛을 조절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리고 짠무지의 특성상 맛이 깔끔합니다.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얘들아, 그 때 그 김밥엔 단무지 대신 짠지가 들어 있었단다다다다......"

몰랐지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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