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이 부럽지 않은 우리 집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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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집보다도 높은 2층이라 구청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집이 제 발아래 있습니다. ㅋㅋ

의도하지 않아도 식탁에는 각자의 자리가 있어요.
저의 자리에 앉으면(요리하기 편한 자리라 때로는 남편이 앉기도 하는) 오른쪽으로 커다란 창문이 있어서 앞산과 하늘이 몽땅 보입니다.

남편과 느긋하게 술 한잔하던 6월 초 어느 날 저녁.
습관처럼 창 밖을 보니
오마나!

하늘이 저렇게 섹쉬할 수 있나 깜짝 놀랐습니다.
하늘도 저처럼 술 한 잔 걸치셨는지, 표현할 수 없는 붉은색과 진한 푸른 색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알코올에 조금 붉어진 얼굴로 창가에 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본 하늘입니다.


술 기운에 손이 흔들릴까봐 다리에 힘 퐉~ 주고 숨 잔뜩 참으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
'코메디 찍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한강변의 고층 아파트도 남산의 전망대도 부럽지 않은 우리집만의 전망대입니다.
저 푸른 빛은 아무리 컴퓨터가 만능이라 해도 사람의 손으로는 못 만들지 싶어요.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제가 죽을때 까지 이 하늘과 똑 같은 하늘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을겁니다.

혹시 저기 어디쯤 어느 집에서 저의 카메라를 보고 기분 나빠 할 까봐 여기 까지만 찍고 말았습니다.



섹쉬하고 매혹적인 저녁 하늘 덕분에 평소 주량 보다 더 마시게 된 저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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