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 들어온 김치가 고등어를 이겨 버린 깡통 고등어 굴욕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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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에게 비린 음식을 만들어 준 지가 오래 된 듯해서 날도 꿉꿉한데 냄새 풍기며 생선 다듬기 싫어서 깡통 고등어를 샀어요.
주부 된 지 16년이 넘어가는 데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일명 '남의 살' 다듬기에요.

육고기를 자를 때도, 생선 다듬을 때도 시작하기 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어금니 꽉 깨물고 합니다.
그들의 말캉거리는 살들은 정말....
(먹기는 잘도 먹으면서 말이죠. 이런 다중이 같으니라규...)

재료;   깡통 고등어, 묵은 배추 김치, 두부, 파, 홍고추
          국물 -  김칫 국물과 생수를 반씩, 마늘, 맛술, 버섯가루, 깨소금, 후추,  생강 약간


고등어를 살만 건져 내고, 국물을 만들어 둡니다.   국물의 간은 고등어에 간이 되어 있다는 것과 김치의 간을 생각해서 입 맞에 맞게 만들어요.



대갈님(^^:) 썩 자른 묵은지에 고등어 한 덩이씩 돌돌 말아 냄비에 두부와 빙 돌려 담고, 국물을 살살 부어 끓이기 시작해요.


끓는 중간중간에 숟갈로 국물을 두부에 끼얹어 주면 두부에도 간이 골고루 스며 들어요.
거의 다 익었을때 큼직하게 썬 파와 홍고추를 얹고 다시 한 번 끓여 냅니다.



김치에 폭 싸여 있는 깡통 고등어.


고기 찌개에 넣은 김치가 고기 보다 맛 있듯이, 원래 주 재료는 고등어인데 묵은지가  훨씬 더 맛있네요.
게다가 두부 까정...
이런 음식은, 먹다가 고기는 남을 망정 김치는 절대 안 남지요.^^

묵은지가 비린내도 잡아 주어서 생선 요리인데도 냄새가 구수하기 까지 합니다.


꿀꿀한 날씨, 그래도 두 아이들의 기말 고사가 다 끝나서 마음은 가벼워요.
공부한다고 새벽까지 깨어 있는 아이 때문에 저 까지 덩달아 못 잤어요.
아이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좀 예민해서 아이 방에 불이 켜져 있으면 마음이 진정이 안됩니다.^^

이제 시험 끝났으니까 오늘 밤 부터는 제가 푹 잘 수 있겠네요.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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