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전의 '농부 2'인 아들을 위한 의상

부지깽이와윤씨들|2010. 7. 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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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읽기 과목에 놀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둠끼리 연극을 하는데, 우리 아이는 '농부 2'를 맡았다고 하네요.

몇 학년 때인지, 그전에는 주인공을 두 세 번 하던 아이가 조연을 맡아 왔더군요.
그래서 무심결에
"왜 이런 역할을 맡은 거야? 주인공은 누가 된 건데?"
하고 물었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물어 본 겁니다.
그런데 아이가 저의 뒤통수를 치는 대답을 하더군요.
"주인공 역할 아니면 어때. 난 몇 번 해 봐서 주인공 뽑을 때 나서지 않기도 했고, 작은 역이라도 누군간 해야 하는 거잖아, 엄마. 꼭 주인공만 해야 되는 건 아닌 거 같애.  다 주인공만 하면 이야기가 만들어지지도 않잖아."
쿵!!! 
그려, 네가 엄마보다 더 낫구나.  (네 팔뚝 굵다. 이눔아 ^0^;;)
그다음부턴 절대 역할에 대해 안 물어봅니다.

대사가 단체로 노래하는 부분 포함해서 세 부분 정도이지만 30여 분 공을 들여서 농부 의상을 만들었답니다.
아이와 간단한 의논 끝에 작아서 안 입고 보관만 하고 있던 한복을 색종이로 깁기로 했어요.

아이들이 접고 남은 자투리나 구겨진 색종이를 이용했어요.


앞 부분과 뒷 쪽 몇 부분 꿰매는데도 30여분이 걸렸어요.
중간 중간 거실로 나와 보는 아이, 미안했나 봐요.
"힘들지, 엄마."
"아니~ 이 정도야, 뭐..  정 미안하면 내일 하드라도 하나 사 주던가."
"그래! 내 통장에서 빼!"
이런~~
사준다면서 꼭 이럽니다.  통장에서 빼~~
아이가 진심인걸 알기에 가끔 진짜로 통장에 빼기도 합니다. ㅋㅋㅋㅋ

늦은 밤 시간에 엄마는 옷 꿰매고 아빠는 톱 만들고...
바지 색이 너무 화려한게 거슬리기는 하지만 제법 '농부 2'답니 않나요? ^^

한복이 두껍고 날이 더워서 걱정이긴 한데, 성황리에 연극을 마치고 돌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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