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 땐 곤욕이지만.....감자 갈아 넣은 감자탕

반응형
초벌로 삶아 낼 때부터 후회스러웠지요.
이 더운 날, 이놈의 등뼈는 왜 사왔던가. ㅜㅜㅜ
초복이 월요일이어서 시간 여유가 조금 있는 토요일에 미리 초복 음식을 만들기로 마음먹긴 했지만, 그날 정말 더웠습니다.
더구나 딸아이가 빵을 만든다며 오븐을 사용하는 바람에 체감 온도는 한 99도쯤 ? __::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어서 끝까지 만들기는 했지만, 정말 가족을 사랑하는 저의 애틋한 마음(으아~ 오글거려~~~)이 아니었으면, 봉지에 다 쓸어 담아 냉동실에 넣어 버렸을걸요? 아.마.도. ㅎㅎ

이번 감자탕에는 감자를 갈아 넣었어요.
국물이 아주 진국이더군요. 밥 없이 먹어도 속이 든든했답니다.

재료;   돼지 등뼈, 감자, 우거지, 김치 조금, 버섯, 들깨가루
          양념 - 된장과 고추장 2:1, 후추, 파, 마늘 넉넉히, 양파, 맛술

지난 번에 비해 같은 가격인데도 등뼈의 양이 줄어서 조금 놀랐어요.
하긴, 다 가격이 오르는데 너라고 가만 있겠냐만은....

1시간쯤 물을 두 세 차례 갈아 가며 물에 담가 핏물을 빼서, 10여분쯤 팍팍 삶아 낸 후에 물에 깨끗이 헹구어 놓아요,
핏물을 빼는 동안 감자도 깎아 놓고 나머지 재료들을 준비합니다.

국물에 들깨를 제외한 양념들을 몽땅 넣고, 김치 담글때 겉 잎 떼어서 삶아 냉동실에 얼려 놓은 것과 무청 우거지(미리 된장 양념을 하면 더 맛있겠지만, 시간이 없어서 채 녹지도 않은 상태에요. 그래도 워낙 끓이는 시간이 길어서 양념이 다 배더군요.)와 감자, 손질한 양파와 파의 2분의 1을 넣고 1시간정도 푹푹 끓여요.  익은 김치를 조금 넣으면 맛이 깔끔해요.
실내 온도, 아주 죽입니다.
그렇다고 창문 다 닫고 에어컨을 틀 수도 없고, 더구나 열고 튼다는 건 양심상 절대 안되고, 선풍기도 잠시 지나면 뜨거운 바람 나오는 온풍기가 됩니다.

각 가정 마다 먹는 식이 있겠지만, 우리집은 푹 물른 우거지와 뭉그러진 감자를 좋아해서 아예 처음부터 넣고 푹푹 끓여요.
그래서 만들기가 더욱 쉽습니다. 


다 끓어 갈때 쯤 감자 세 개를 강판에 갈아요.   등뼈 만원어치 분량에 감자 갈은 것은 국자로 세 개 들어 갔어요.
갈은 감자와 남겨 놓은 파와 양파, 들깨 가루를 넉넉히 넣어 저어 가면 10여분쯤 더 끓였어요.
고기가 뼈에서 쉽게 떨어 지면 다 익은 거에요.




갈은 감자가 들어 가서 국물이 걸죽해요.
저는 고기 보다 더 맛있는 우거지만 열심히 먹었어요. ^^



지옥을 경험한 보람 있게, 우리 식구들이 이 감자탕을 먹고 올 여름 더위를 건강하게 나길 바랍니다.

봄에 남편이 따 온 버찌로 담근 술과 곁들여 든든하게 몸보신을 하였습니다.
음식 하면서 흘린 땀을 두 배로 보상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