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무르는 무화과로 만든 소박한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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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나 쉬었다가 글을 쓰려니 무지하게 어색하네요. ㅎㅎㅎ)

긴~ 추석 연휴, 건강하게들 보내셨나요? ^^

우리 시댁에 가는 길은 목포를 거쳐서 가야 하는데, 표지판 안 봐도 무화과 파는 가게들이 나타나면 목포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귀경길엔 별미로 꼭 사서 차 안에서 먹지요.

이번에도 무화과를 사게 됐는데, 시댁에서 셋째 형님이 만들어 온 무화과 잼과 무화과를 먹기도 했기에, 남편에게 조금만 사라고 일렀건만, 먹는 거에 관해선 유독 손 큰 남편께서 큰 상자를 사 버렸네요.

내 예상대로 반쯤 먹으니 식구들 모두 손을 내 저어서 8시간쯤 차 안에서 숙성(??)시키고, 집에 와서는 냉장고에서 한 이틀쯤 보관하니, 무화과 특성상 몇 개가 벌써 무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먹기엔 모양새가 너무 민망해서 셋째 형님 따라 잼을 만들었습니다.

재료;   무화과, 설탕, 레몬즙, 꿀

물러 버린 무화과, 살아 남은 무화과 모두 모아서 두꺼운 냄비에 넣고 국자로 으깼어요.
딸기잼도 덩어리가 가끔 씹히는걸 좋아해서, 무화과도 대충 으깼어요.
그래도 한 참 끓기 때문에 과육이 거의 다 풀어지더군요.

대충 으깨지면 불을 약불로 켜 놓고 입 맛에 맞게 설탕을 넣고 저어 가며 끓이기 시작해요.
나중에 만들어 놓고 보니 흰설탕을 사용했다면 색이 예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물이 생기면서 벌렁벌렁 죽처럼 끓기 시작해요. 주방 바닥과 가스렌지 주변에 잼 폭탄이 투하되기 시작해요.
간을 보니 단 맛이 별로 안 나네요.  설탕과 꿀을 더 넣고 가끔 저어 가며 물기가 졸아 들때까지 계속 끓여요.
딸기잼만큼 달게는 넣지 않았어요.
레몬즙도 한 숟갈쯤 넣고.


색이 진해 지면서 냄새가 솔솔 나요.
국물이 거의 없어지고 걸죽해 져서 불을 껐어요.






무화과 잼 맛은 뭐랄까.....
딸기잼이 얕은 시냇물 맛이라면 무화과잼은 강물 맛?
달달하고 가벼운 딸기잼에 입 맛이 길들여져 있어서 처음 먹어 본 무화과잼은 무덤덤하게 느껴졌어요.
더욱이 설탕을 줄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 먹어 보니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 빵을 다 먹고 나서도 입 맛을 개운하게 하더라구요.


색깔도 딸기잼 만큼 예쁘지도 않고 단 맛도 덜 하지만, 담담한 맛이 맘에 드는 소박한 무화과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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