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고 전화하지 말랬더니..

반응형

연세 드신 부모님이나 위중한 환자가 가족 중에 있는 분이라면 제 마음을 이해하실 거에요.
오후나 늦은 밤에 전화벨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쿵~ 내려앉아요.
연세 드셔서 몸이 편찮으신 친정 엄마가 계시기 때문에, 늦은 밤 전화벨 소리가 겁이 납니다.
혹 무슨 일이 난 건 아닌가 해서지요.

제가 전화벨 소리를 불길하게 느끼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남편이 저녁때 가끔 전화를 합니다.
이런저런 상황에 맞춰 보면 그 시간에 나에게 전화할 일이 전혀 없거든요.
혹 늦는 다는 전화라면 더 늦은, 밤 9시쯤에 해야 맞는답니다.
통화 내용도 저녁 뭐냐는 둥, 먹고 싶은 거 없느냐, 아이들은 뭐하느냐 등 소소한 것들입니다.

남편에게 어느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기야, 오후에 전화벨 소리 들리면 나 가슴 내려앉는 거 알잖아. 특별한 일 아니면 전화하지 말아 줘."
저의 사정을 남편은 이미 알고 있는지라 부탁을 했습니다.

어제 저녁 6시 26분 띠리링~ 문자가 왔습니다.
확인을 해 보니....


헐......

전화벨 소리에 심장 떨어 진다고 했더니, 문자로 예고하고 전화를 합니다.
이건 뭐, 만화 영화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괴도 루팡의 '예고장'도 아니고.....

몇 초 뒤 금방 전화가 옵니다.
통화를 누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한 참을 웃었습니다.

남편의 첫 마디
"안 놀랬지??"

으이구, 누가 말립니까, 우리 큰 아들을...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