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상장에서 세대차이를 느낀 이유

부지깽이와윤씨들|2010. 10. 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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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교에서 주는 상장이라고 해봐야, 시험 잘 봐서 주는 상과 개근상, 모범 어린이만 받는다는 표창장, 효행상 등이 전부였어요.
상장의 종류가 적은 만큼 상을 받을 기회도 몇 번 안 돼서, 어쩌다 상이라도 받는 날엔 대단한 업적이라도 이룬 양 의기양양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상을 주는 게 일반화됐고, 또 우리 어릴 때 보다는 활동 분야가 많아진 요즘 아이들이다보니, 제가 어릴 땐 있지도 않았던 이름의 상장들이 참 많아졌네요.

덕분에 중 3, 초등 5학년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런 저런 이름의 상장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며칠전에 딸 아이가 제가 보기에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상장을 받아 온 걸 보고, 그 동안 모아두었던 상장들 속에 세대차이를 느꼈던 상장들을 찾아 봤어요.

재미 삼아 보세요~ ^^



두 아이가 초등학교 동문인데, 이 학교에서는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배꼽 인사처럼 하는 인사를 '바름이 인사'라고 해서 권장하고 있어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 이렇게 인사하는 것 같더군요.  인사 잘 해서 받은 상이에요. ㅎ 저 어릴때는 이런 상 없었어요.

비슷한 종류의 질서상이라는 것도 있어요.  옛날에도 이런 상이 있었다면, 나도 열심히 인사하고 질서 잘 지켜서 상 좀 받을 수 있었을텐데..




1년에 1회씩 스스로 주제를 세우고 계획을 세워 연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것도 있지요.
잘 하면 상도 받고, 우수 작품을 모아서 가을에 복도 전시회도 열어 줍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일기 잘 썼다고 주는 상장이 예전에도 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요즘엔 '환경일기'를 성실히 쓰면 상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상이 옛날에 있었더라도 저와는 상관없는 상이 됐을거에요.
선생님이 일일이 읽어 보시는, 보여주기위한 일기 쓰기가 정말정말 싫었거든요.


예전에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주던 상장.
요즘엔 책을 많이 읽거나, 정해진 책을 읽고 문제를 푸는 '독서 골든벨', 토론대회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져 상의 종류가 많아졌어요.






tv없이는 살아도 컴퓨터 없이는 단 하루도 못 사는 요즘.
그에 걸맞게 컴퓨터와 관련된 대회도 많고 일정 수준의 '인증서'도 따야합니다.

 

타자왕, 빠른 시간내에 정보를 검색하는 정보 사냥,


컴퓨터를 이용해 포스터 그리기, 예쁜 엽서 꾸미기,


컴퓨터 그래픽과 시화 꾸미기.


상이란 종류 불문하고 받으면 좋긴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 했던 '네티켓 지킴이상'
이 상의 기준과 아이의 어떤 부분을 보시고 상을 주신 건지 조금 의아했던 상입니다.
이건 큰 아이가 받아 온 건데, 얼마전에 작은 아이도 받았더라구요.
상 받은 날은 맛있는 거 먹는 날이라,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식구끼리 이 상의 명칭에 대해서 한 참 토론했답니다. ^^

컴퓨터 관련 상만 해도 7가지가 되는데, 우리 아이들이 받지 않은 상도 있을걸 생각하면 종류가 더 될거에요.
컴퓨터는 완전 '상장 밭'이네요. ㅋ


가장 최근에 받은 상장인데, 아이의 설명을 듣고서야 쬐끔 이해가 갔던 상장입니다.
올 1학기 아침 자율학습 시간 동안 클래식이라든가 영어등 몇 가지 분야를 성실히 수행해서 각 학년당 한 명씩만 주는 상이라고 하네요. 제목 너무 어렵지 않나요?  '미래를 여는 희망5-UP'이라니....
울 엄마한테 설명하는 상황이 상상만 해도 머리아파요.
"엄마 ㅇㅇ 가 상 받았어."
"그래? 아이구, 잘 했다. 그래 무슨 상이냐?"
"응, 미래를 여는 @#$%*&@상인데, 1학기 동안 아침 (자율 학습이라는 낱말을 잘 모르실테니까)에 남는 시간에 어쩌구 저쩌구 쫑알 쫑알...... "
흐이구, 머리야.....



 

이 세상이 발전해 나가듯이 상장의 진화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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