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도 밥 심, 마라톤 나가는 남편을 위한 단호박 영양 찰밥

전통음식별미/별미별식|2010. 11. 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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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일요일인 내일, 잠실에서 열리는 '손기정 평화마라톤' 대회에 남편과 저의 남동생이 출전합니다.
10km는 몇 번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하프에 도전합니다.
꾸준히 연습하긴 했어도, 배 나온 건 처남이나 매형이나 마찬가지에 날씨마저 쌀쌀해서 살짝 걱정도 되네요.

남편이 어디에서 들었는지, 찰밥이 좋다고 만들어 달랍니다.
처음 해 보는 밥이라 여기저기 알아보니, 약밥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네요.
요즘 손목이 좋지 않아 아껴야 하지만, 결전의 날을 앞두고 있는 남편에게 제 손목이 대수겠습니까?
음하하하하~
전 엄모악처(嚴母惡妻)랍니다. 크앙~~~

재료;   찹쌀, 팥, 콩, 대추, 옥수수 알맹이, 소금, 설탕, 단호박


정성스럽게 만들고 싶어 찜기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오후 6시에 집에 들어가 시작하느라고 찹쌀 불리는 시간이 좀 부족했어요. 찌는 시간은 충분했지만, 그래도 약간 꼬들밥이 됬네요. 다음엔 충분히 불려서 해야겠습니다.

찹쌀을 깨끗이 씻어 3시간 이상 불려요.(저는 40분쯤 불렸나봐요.) 맑은 물로 한 번 헹궈 체에 받쳐 물기 빼서, 찜기에 베보자기 깔고 30분 이상 푹 쪄요. 밥을 몇 알 먹어보고 익었나 확인해요.


찹쌀이 쪄질 동안 콩도 한 줌 삶고, 남편이 억수로 좋아하는 팥도 넉넉히 삶고, 대추는 돌려 깍아 씨앗 빼서 2등분으로 잘라 놓고, 옥수수 알맹이도 준비했어요.


입맛에 맞게 설탕과 소금물을 약간의 물에 녹여요. 설탕을 약간 넣으면 찹쌀의 씁쓸한 맛이 거의 나지 않아요.


큰 양푼에 다 쪄진 찹쌀을 쏟아 붓고, 준비한 재료들과 소금과 설탕물을 붓고 골고루 섞어 다시 한 번 찜기에서 20여분 푹 쪄내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한 그릇 가득 담아 먹인건(^^) 어제 저녁이었구요, 오늘 아침에는 식은 찰 밥을 단호박에 넣고 쪄봤습니다.
칫솔이나 주방 솔을 이용해서 깨끗이 씻은 단호박을 통째로 전자렌지에 5-6분 정도 돌려요. 이렇게 하면 속을 파내기가 훨씬 쉬워요. 뜨거우니까 손 조심하면서 뚜껑 따고 숟갈로 속을 파내요. 찰밥을 단호박 속에 꽁꽁 채워 넣고 찜기에 20여분 쪄요. 젓가락으로 호박 옆구리 찔러 봐서 푹 들어 가면 다 익은거에요.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동생에게 미안해집니다.
엄마에게 찰밥 먹으면 좋다고 얘기했으니까, 해 주셨겠지요?


신데렐라의 마법의 호박처럼, 남편이 이 밥을 먹고 내일 3등 안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사실 그건 바라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신나게 달리다가 동생과 아무 일 없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10km 뛰고 들어 올때도 다크서클이 줄넘기할 정도가 되서 들어 왔었는데, 이번엔 어떤 얼굴이 될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단호박속에 무언가를 넣어서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맛이 의심스러웠었어요.
오호~
이 맛에 많은 분들이 호박속에 무언가를 자꾸 넣으시나 봐요.
정말 괜찮네요.
달달하구요, 구수하구요,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쩐지 힘이 불끈 솟는 것 같기도 해요. ^^


꿀물도 좋다고 해서, 오늘 새벽 마지막으로 가볍게 몸 풀고 들어온 낭군님께 시원하게 한 잔 바쳤답니다. ^^


등번호와 안내책자가 도착했어요.
이 빽빽한 이름 속, 저기쯤에 동생과 남편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혹시 내일 이 대회에 나가시는 분 계신가요?
우리 남편 등 번호 입니다. 우연히 만나게 되면 우리 서로 응원해 줍시다!!!!


사랑하는 동생과 남편, 내일 안전하고 신나는 달리기를 위하여 화이팅!!!

엄마가 고기 한 턱 쏘신다고 했으니까, 고기가 결승점에서 익고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어 주길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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