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의 엄마가 만드시던 북어 잔치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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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의 고향은 지금은 대공원으로 바뀌어 버린 경기도 과천입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큰 나무와 개울이 있는데, 엄마는 그 곳에 가실때마다
"여기에서 빨래도 하고 놀기도 했는데... 저 앞에 청계산으로 나물도 뜯으러 가곤 했지.."
하시며 추억에 빠지신답니다.

엄마의 형제는 4남 3녀.
예전엔 동네에 결혼식이라던가 하는 행사가 있으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함께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조금 얻어 오는 것과, 잔칫날 국수 한 그릇 먹는 걸로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식이 많았던 울 엄마의 엄마는, 잔치 당일엔 그 잔칫집에 가시질 않았다고 해요.
줄줄이 아이들이 따라 올테고, 떼어 놓고 가서 혼자 드시자니 넘어 가질 않으셨겠지요.
그 많은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기에도 미안한 일이었겠고요.

그래서 잔치 전 몇 일 동안엔 열심히 일을 도와 주시지만, 잔칫날엔 당신도 잔칫집에 가시지 않으시고 큰 딸인 엄마에게 국수와 북어를 사오라고 심부름 시키셨답니다.

그리하야 북어로 국물을 우려 낸 잔치 국수로 온 가족이 맘 놓고 배 부르게 먹었다는 전설이 엄마에게서 저에게로 내려 오고 있답니다. ^^

북어로 국물 낸 잔치 국수. 혹시 들어 보셨나요?
혹시 과천 그 쪽에서는 다 그렇게 먹었냐고 엄마에게 물어 보니, 엄마도 어린 시절일이라 잘 모르시겠다고 합니다.
혹시 울 엄마의 엄마의 엄마가 그렇게 드셨었나? 갸우뚱~~

멸치 대신 북어로 국물을 우려 내는 거라, 만드는 방법도 멸치 잔치 국수와 똑 같습니다.


북어포와 마늘, 파, 소금으로 국물을 만들어


탱탱하게 삶아 낸 국수를 말아,


그릇에 담아 먹으면 됩니다.
요건 둘째 꺼~



색다르게 유리컵에 담아 우아하게 먹어 볼까 하고, 기념으로 사진 몇 장 찍고 젓가락을 찾는데, 제 방에 있다가 나온 딸내미가 예쁘다며 낼름 집어다가 먹어버렸습니다. 이런, 나쁜 @#*&%



결국, 국물이 담겨 있던 냄비에 남은 국수 말아 고춧가루 팍팍 쳐서 냄비 끌어 안고 후루룩 쩝쩝 먹었습니다.ㅜ
내게 우아함 따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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