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한 방에 설거지하게 만든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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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남편의 배가 점점 나와서 본인이 다이어트와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야 합니다.
내일부턴 새벽 운동을 하리라 다짐하면서도, 밤에 잠들며 내일 새벽부터 비가 왔으면 하고 바라는 참 인간다운 울 남편.

지난 일요일, 남편은 휴일이라 종일 집에 있었고 저는 이른 아침부터 등산에 여기저기 일 보느라 지쳐 있었습니다.
휴일임에도 한 끼도 못 해 준 게 미안해서, 지친 몸을 추슬러 삼겹살 김치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였습니다. (난 안 먹었으니까 '먹인거' 맞지요? ^^)
이것저것 먹기는 했어도 밥은 처음이라 남편은 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지요.
잔뜩 쌓여 있는 설.거.지.


저는 배가 부르면 앉아 있질 못하고 설거지나 청소 등을 하는데, 울 남편은 누우려고 합니다.
그래야 소화가 된다나 뭐라나, 하긴 개인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날은 내 몸이 힘들기도 했지만, 불룩하게 나와 있는 남편 배를 보니 제 배가 잔뜩 부른 것 같이 답답하기도 하고, 저 상태로 누웠다가는 그대로 살이 될 것만 같아 안 되겠더군요.

평소에도 설거지를 잘해 주는 남편이지만, 그날은 장난인지 설거지 좀 하라는 제 말에 튕깁니다.
"싫어."
참, 나. 자기 뱃살이 걱정돼서 그러는 걸 이렇게 몰라 준다니까요.
장난처럼 해라 마라 몇 번 토닥이다가, 요즘 뱃살을 자꾸 주무르며 운동을 해야겠다고 얘기하던 남편이었는지라, 제가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그래? 쳇, 설거지 안 하고 바로 누우면 몸무게가 5kg은 늘걸~ 알아서 하숑~"
"푸하하하하!! 설거지 한 번 안 한다고 5kg이나 늘라고 악담을 해? 너무 한다, 너무해."
 
내가 말해 놓고도 유치하고도 우스워서, 남편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내 다리를 부여 잡고, 나는 싱크대에 서서 한 참을 웃었습니다.

"그래, 한다, 해!"


몸무게로 협박을 하는게 몇 번이나 먹힐 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이어트의 과정상 이런 협박도 나중에는
"설마 그렇게 늘기야 하겠어. 딱 한번인데, 뭘."
이렇게 방어(?)를 하게 되지요.

남편이 몸무게 5kg이 무서워 설거지를 한 건 아니겠지만, 어쨋든 한 방에 '씽크대 앞으로!!'가 됐습니다. ^^

일요일 저녁, 그 날도 남편은 콧노래와 더불어 설거지를 마쳤습니다.



접시의 노래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 지는가~~ ♬'
저 접시가 저렇게 작은 접시가 아니거든요. 남편 손에만 들어가면 작아지네요.^^

 

 


# 막상 글로 써 놓고 보니, 별로 재미가 없네요.
그 시간, 그 공간, 그 상황이 아니면 재미도 없고 웃음도 안 나오는 얘기들 중에 하나가 됐습니다.
다른데 가선 얘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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